벌금형 선고 “도의적 책임 느껴”
야권 단일화는 생각 없다 선그어
천기옥 “동구발전 뜻 이어 갈 것”
김종훈 “진보세력 힘 모아 승리”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 정천석 동구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자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울산시장, 동·북구청장 선거를 놓고 민주-진보 ‘빅텐트’가 물밑에서 요구되던 상황이어서 앞으로 민주-진보 ‘연합’ 논의의 끈이 이어지는 계기가 될지 이목이 모아진다.

다만 정 청장이 ‘단일화’ 형태가 아니라 ‘자진사퇴’로 마침표를 찍어 이를 놓고 각 진영 간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양자 대결을 하게 된 국민의힘 천기옥과 진보당 김종훈 후보는 저마다 유리하게 의미를 부여하며 ‘지지세 끌어안기’에 나섰다.

정천석 청장은 21일 울산시의회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공직선거법위반 관련 1심 재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선거를 앞두고 검찰이 전격 기소한 것은 명백한 선거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구청정 선거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셈”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선무효형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공소기각이나 무죄를 확신한 저로서는 유죄라는 굴레가 너무나 억울하고 승복할 수 없다”며 “벌금 80만원 딱지를 목에 걸고 끝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당원들과 주민들께 도의적인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사퇴 결심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저는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책임을 지고자 한다”며 “우리 당의 송철호 시장 후보, 기초단체장, 시·구의원 후보들의 승리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당원동지 여러분들께 호소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우리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이 타격을 많이 입었지만 일어설 수 있다. 민주진영의 고지를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그동안 거론돼왔던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아전인수격 해석은 자신의 몫”이라며 “단일화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후보로 나서면서 직무 정지 상태가 됐던 정 청장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복귀신청서가 수리되면 23일 동구청장으로 복귀한다.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와 진보당 김종훈 후보는 이후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정 청장의 사퇴에 대한 해석을 달리했다.

천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는 저와 당이 다르지만 동구발전을 위한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간 정 후보가 동구 발전과 주민을 위해 평생 헌신한 것에 고마움을 전하고 그 뜻을 이어 동구가 울산에서 가장 잘 살고 행복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천 후보는 맞대결을 펼칠 진보당 김종훈 후보를 견제하는 발언도 했다. 천 후보는 “국회의원 한 석도 없는 나 홀로 후보가 정부와 울산시를 상대로 예산확보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윤석열 정부와 소통하고 정책을 공유할 수 있는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훈 후보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천석 청장의 주민을 대하는 책임 있는 태도, 국민의힘이 울산 선거를 싹쓸이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내린 그 결단과 충정, 높이 평가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주민들도 그 뜻을 깊이 이해하고, 국민의힘이 아닌 진보민주개혁세력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실 것이라 굳게 믿는다”면서 “국민의힘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래로 지방권력을 독점해 온 낡은 정치세력으로, 자신들을 선택하는 것이 지방정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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