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사회적 대응 필요하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을 연결한 신조어다. 이 단어가 유행하자 국립국어원은 정체불명의 신종외래어를 '코로나 우울'로 바꿔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는 지난 3년간 우리의 일상을 갉아먹었다. 육체적 질병의 폐해는 물론 경제적 스트레스나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게 더 빠르게 반응해 사회적 대응체계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었다. 사회적 재앙은 대처방안을 발빠르게 찾아가지만 그로인한 정신적 고통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은 재난에 더 빨리 피해를 입지만 피해의 양상은 육체적 고통을 넘어 정신적 문제까지 수반한다는 점에서 대책의 필요성이 더 절실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유행으로 울산지역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수는 코로나19 유행 직전년인 2019년 81만1,862명에서 작년 93만3,481명으로 2년 사이 15.0%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시도별 인구 1,000명당 우울증 환자수 현황을 보면 울산은 △2017년 11.2 △2018년 11.8 △2019년 11.7 △2020년 12.0 △2021년 13.5로 지난해 우울증 환자수가 코로나 직전년도 보다 1,000명당 1.8명이나 증가했다. 울산시 인구가 110만 가량임을 감안하면 우울증 환자가 1,980명이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부분은 불안장애 환자 수다. 울산의 최근 5년간 1,000명당 불안장애 환자수를 보면 △2017년 12.9 △2018년 14.1 △2019년 13.9 △2020년 14.0 △2021년 15.9로 나타났다. 지난해 불안장애 환자수는 코로나 직전년도인 2019년보다 1,000명당 2명이 증가, 전체 인구를 감안할 때 2,2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은 20대에서 더 큰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어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비중이 17.5%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중에서도 대학생 집단이 코로나 우울을 가장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다는 자료도 있다. 엔데믹 이야기가 나오고 코로나19의 종식 이야기도 나오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코로나19 상황 아래에 있다. 외상치료의 문제를 넘어선 정신적 후유증은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개인에게 문제해결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회적 방치와 다를 게 없다. 우리처럼 정신건강 서비스 인프라가 취약한 사회에서는 이 문제를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와 사회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방역과 감염환자 치료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코로나 우울감을 치유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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