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美IAU교수

고강도 대출 규제 내집 마련 역대 최저
주택 구매 딜레마 회피보다는 ‘선택’을
정보 확보·판단·결정 생존의 필수 화두

 

 올해 들어 울산지역 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의 내 집 마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규제로 대출이 막히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으며, 최근 들어 금리 인상, 물가상승 등 글로벌 경제 여건 또한 악화되면서 이들의 매수심리도 많이 위축됐습니다. 대법원등기정보광장 통계에 의하면 올해 1~5월 울산지역 생애 최초 매수자는 3,080명(27.4%)으로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생애 최초 매수자가 감소한 것은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은 국내 가계 자산 특성상 고강도 대출 규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기존 주택보유자는 이를 활용하거나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최초 주택 매수자의 경우에는 대출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주택 수요자들은 일정 정도의 결정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전 재산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하는 무주택자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신중한 것까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심한 경우 공포를 느끼기도 한답니다. 결정을 두려워하고 심지어 공포를 느끼는 심리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2015년부터 집을 사라고 추천해줬던 한 지인은 아직까지도 선택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지만 궁극적으로는 선택장애에 가깝습니다. 선택장애가 큰 문제가 안될 듯도 보이지만 자산시장에서는 기회비용이 너무 큽니다. 선택을 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자산 격차를 말합니다.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라는 책에 의하면 결정의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권합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선택을 구성하는 지식(정보)들입니다. 다른 선택지는 없는가? 지금 선택지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했는가? 등입니다. 내가 선택한 지역과 상품이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최적인 아파트인가를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제한사항이 존재합니다. 주택거래에서의 대표적인 제한사항은 자금일 겁니다. 현재와 같이 대출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는 시기에는 자금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최근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지역, 주택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하고 대출한도를 6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사항들을 고려하면 주택시장 진입장벽은 조금 낮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후에는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상품을 최대한 섭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대안도 살펴야 합니다. 선택(결정)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지 않은 선택은 선택을 하지 않는 겁니다. 잘못된 결정이라도 충분한 검토와 판단에 따른 경우에는 설령 잘못된다 하더라도 그 실패의 교훈이 다음 결정과 선택을 성공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는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적용됩니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이런 선택을 자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며 하루라도 빨리 자산관리에 나선다면 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결정은 필수적인 생존의 화두입니다. 내 집 마련이나 투자의 세계에서도 이런 논리는 가감 없이 적용됩니다. 선택을 잘하는 분들의 특징은 많은 고민을 하지만 선택을 한 이후에는 자신이 선택한 것, 이미 내린 결정을 믿고 실행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시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기 보다는 부럽다는 감정을 느끼길 권합니다. 부러움은 곧 관심이자 목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美IAU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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