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내 '이준석 대 친윤(친윤석열)' 전선이 짙어지는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중진들이 당협위원장단 모임에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 차기 당권을 위한 '몸풀기'란 해석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저녁 서울 성동구 한 호텔에서 열린 '이오회' 정례 모임에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박성중·송언석 의원, 심재철·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오회의 이날 회합은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모인 자리였는데도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차기 당권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들이 대거 참석했기 때문이다.

중진 인사들이 서울·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스킨십을 이어가며 당심 다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준석 대표와 친윤 계 간 공개 충돌 양상이 계속되고 있어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이 대표의 거취와 맞물린 윤리위 징계 심의가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내 혼란은 극심해지고 있다.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의결을 기다리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징계로 낙마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수 있다는 설이 거론되기도 하면서 차기 당권에 이목이 쏠린 거다.

이 대표와 친윤계 사이의 신경전도 더욱 거칠어지는 등 29일 당내는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대표의 포항 영일만 대교 현장부지 방문 일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포항이 지역구인 김정재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등의 말도 나왔다.

김 의원은 최근 "이 대표가 혁신위원 5명을 지명했다. '이 대표의 혁신위'라고 보면 된다"고 말해 이 대표와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원자력 관련 방문 일정으로, 당내 상황과 비춰봤을 때 여러 해석을 덧붙이는 게 과연 당에 도움이 될까 생각이 든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전날 익명의 '여권 관계자' 발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면담을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두고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당 간의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익명 인터뷰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날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당협 회합'에 간 중진들의 소식에 예민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거론하며 대선주자인 자신이 당대표로 적합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출처 불명의 추측성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안 의원은 "누군가 시선을 자기들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모으기 위해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뜨린 것"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서로 입 다물고 조심하고 참고 지내면 그만인데 정치를 하면서 비판·반대 발언을 소화할 능력이 없으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본인들의 자질 문제인데, 국민이 볼 때는 당이 전체적으로 리더십이 없는 것처럼 되니까 답답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구도의 윤곽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출마 강행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지자 당권행을 저울질하던 다른 주자들이 포기하는 등 대진표가 압축되고 있다.

친문 유력 주자였던 전해철·홍영표 의원이 출마를 포기했고, 이인영·우원식 의원도 사실상 불출마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의원도 친이재명 행보를 보여온 만큼 막판에는 출마를 접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출마가 예상되는 나머지 중진급 인사로는 범친문에 묶이는 설훈(5선)·박범계(3선) 의원과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약한 김민석(3선) 의원 정도다.

이날 재선의 강병원 의원은 "당의 위기,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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