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트(맨유)에서 뛰던 시절, 팬들이 즐겨 부르던 응원가가 있다. 일명 ‘개고기송’이다.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경기가 있는 날이면 ‘개고기송’은 어김없이 울려 퍼졌다.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임대주택에서 쥐나 잡아먹는 리버풀보다는 그게 낫지.’ 분명 박지성 응원가인데, 가사 내용과 전개가 희한하다. 
 ‘개를 먹지’란 표현도 뜬금없는데, 이게 맨유의 라이벌팀 리버풀을 깎아내리는 소재로 사용된다. 해학과 풍자라기엔 허용 가능 수준을 넘은 느낌이다. 인종이나 지역으로 우열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현역시절 팬들의 응원가를 묵묵히 들어왔던 박지성은 2021년 개고기송 중단을 호소했다. 맨유 팬들은 원정경기에서 울버햄튼에 입단한 황희찬을 향해 이 노래를 불렀다. 박지성은 "한국인에 대한 인종적 모욕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을 수렵 기간이면 프랑스와 영국 고급 레스토랑에선 야생 비둘기요리를 내놓는다. 평소엔 사육한 비둘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어린 비둘기는 살이 연해 통째로 구워낸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행객은 고기를 입에 넣자마자 눈앞의 비둘기가 연상돼 뱉어내기도 한다. 프랑스에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는 달팽이 요리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푸아그라도 있다. 푸아그라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피하는 음식이다.
 특히 개고기를 두고 손가락질하는 프랑스인들이 즐겨 먹는 푸아그라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캐비아, 송로버섯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고급 요리로 사랑받는다. 하지만 거위 입을 억지로 벌려 곡물을 강제 투입해 간을 붓게 만들어 야만적이라는 지탄을 받기도 한다. 
 독일과 이스라엘을 비롯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푸아그라 요리를 금지했다. 푸아그라가 언젠가는 사라질 날이 올지 궁금하다.
 최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개구리 뒷다리 요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지 개구리 만으론 공급이 달리자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개구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세계의 개구리들이 ‘개골개골’ 박지성과 개고기를 비웃었던 문명인들을 비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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