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근로자 영향 조사
10명 중에 5명 삶의 질 ‘하락’ 응답
평균 60만원 감소 … 투잡 뛰기까지
12시간 연장근로 확대 77% ‘찬성’

 

주52 시간제 전면시행 1년이 지났지만 중소조선업 근로자 절반 이상은 임금이 감소하고 여가시간이 감소해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주52시간제 시행 전보다 평균 60만원 가량 임금이 감소했고 사라진 잔업 수당을 메우기위해 '투잡'을 뛰거나 가족까지 생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중소조선업체 근로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52시간제 전면시행 1년 중소조선업 근로자 영향조사' 결과(7월 27일~8월2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주52시간제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가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 적용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조선업 근로자의 55.0%(매우 나빠짐 20.0%, 나빠짐 35.0%)는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워라밸(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중은 13.0%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 69.2%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일과 삶의 균형이 나빠졌다 응답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삶의 질이 나빠진 이유(복수응답)로는 93.3%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어 경제적 여유 부족'이라고 답했고 '연장수당 감소 보전을 위한 Two-job 생활로 여가시간 감소'(35.8%), '탄력근로 등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업무피로도 증가'(18.8%)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 근로자 중 20~30대 연령층은 '투잡에 따른 여가시간 부족'과 '임금 감소'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여 이 제도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52시간제 시행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감소'했다는 응답이 73.3%에 달한 반면 증가했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이들은 주52시간제 시행 전과 비교해 임금이 월 평균 60만1,000만원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대부분 50만원 미만 감소했다는 답변 비중이 높았지만 20대와 40대만은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감소했다는 비중이 높았고 50~60대의 경우 100만원 이상 감소했다는 의견(30%이상)도 적지않았다.

임금 감소 대응방안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이 없어 줄어든 소득을 감수'하고 있다는 73.2%에 달했다. '가족 구성원을 추가로 일하게 하는 등 다른 소득원 마련'(22.3%), '업무 외 시간에 근로할 수 있는 일자리 구직(Two-job 생활)'(21.8%) 등이 뒤를 이었다.

현행 주12시간 단위 연장근로 한도를 노사합의시 월 단위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77.0%가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장근로 단위가 1개월로 확대된다면 가장 적절한 건강권 보호조치로는 절반 이상(58.3%)이 '한 주에 하루 이상의 연속 휴직 보장'이라고 답했고 다음으로 '근로일 간에 11시간 이상 연속휴식 보장'(22.7%), '별도 조치 필요 없음'(17.7%) 순으로 나타났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주52시간제가 전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상당수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저녁 있는 삶을 누리기보다는 연장수당 감소로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근로자들도 필요에 따라 더 일할 수 있는 유연한 연장근로 체계를 원하는 만큼 정부에서는 월간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태아 기자 kt25@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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