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폭염·가뭄에 낙동강 녹조 범벅 불안
사연댐 수문 설치시 울산에 물 공급
운문댐 역시 물 부족해 대안 의구심
시 "소규모댐 등 대책 다각도 검토"

 

 울산을 비롯한 남부권이 장마철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심각한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갈수기 대체수원인 낙동강 물은 녹조로 뒤덮여있고, 사연댐 수문설치시 식수원으로 추가될 운문댐 역시 '가뭄 심각'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울산권 맑은물 공급 대책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 낙동강, 조류경보 ‘경계’ 단계
 9일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울산은 지난 겨울과 봄, 역대급 가뭄을 겪은데 이어 올 여름엔 마른장마까지 3중고가 겹치면서 이날 하루동안에만 낙동강에서 26만t의 물을 끌어왔다.
 통상 여름철이면 120만 울산시민이 사용하는 1일 평균 생활용수가 38만t 정도되는데, 26만t이면 전체 생활용수의 거의 70%를 낙동강 물로 충당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울산의 낙동강 물 취수량은 △1월 348만t △2월 624만t △3월 756만t △4월 847만t △5월 571만t △6월 503만t △7월 794만t이다. 갈수기에 낙동강물 의존율이 그만큼 높다는 거다. 
 회야댐은 지역 용수댐 중 가장 많은 식수를 공급(1일 20만t)하는데 이날 저수율은 23.2%에 불과해 '적정수위'(28.1m)에 한참 못미친다. 계절별 편차가 있지만 통상 회야댐 수위가 28m 밑으로 내려가면 낙동강 원수를 공급받는다. 
 문제는 최근 폭염과 가뭄이 길어지자 낙동강이 거대한 녹조라떼로 변하면서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환경부 기준의 3배를 훌쩍 넘는 등 조류경보 '경계'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환경부는 전날인 8일 낙동강물은 정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안전에 이상 없다는 취지의 자료를 발표했지만 안전한 물에 대한 낙동강 유역 주민 불안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현재도 낙동강은 조류경보 '경계'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식수원 사연댐 물은 日 5만여t씩 방류
 이처럼 물을 가둬둬도 모자랄 상황이지만 울산은 국보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물을 1일 4만9,000t씩 흘려보내며 수위조절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구대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면 큰 비만 내렸다하면 침수되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울산은 식수원인 사연댐의 수위를 강제로 조절할 수밖에 없다. 수문설치가 현실화되는 2025년 이후론 1일 8만9,000t의 식수를 포기해야 한다.
 환경부는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을 통해 사연댐 수문설치시 경북 운문댐 물을 울산에 공급하겠단 복안이지만 운문댐 역시 남부지역 강우부족으로 현재 가뭄 '심각' 단계로 관리되고 있는 처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문댐 물을 식수로 받아 쓰는 대구에선 운문댐 물 울산 공급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 실제 작년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들은 심각한 가움으로 운문댐이 바닥을 보이며 취수가 중단됐던 2018년 최악의 가뭄을 언급하며 반대 논의를 벌이기까지 했다.

# 운문댐 물 쓰는 대구, 타지 공급 반대
 비단 대구의 반대가 아니더라도 대구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대구-경북 구미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울산은 운문댐에서 물 한방울도 받아쓸 수 없게 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작년 용역을 통해 대암댐을 식수전용댐으로 전환해 1일 5만t의 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경제성 부족으로 가닥났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금 당장에 심각한 가뭄으로 댐 저수율이 바닥이지만 이 문제는 비가 오면 해결될 일이고 낙동강 원수 역시 정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안전엔 이상이 없다"면서 "다만, 민선 8기 들어 사연댐유역 확장이라든지 소규모댐 건설 등 대체수원 확보 방안에 대한 김두겸 시장의 지시가 있었던 만큼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맑은물 공급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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