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인 오는 17일에 맞춰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계획하며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지만 내부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을 저격한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한 원 내·외 인사들의 평가가 극명히 엇갈리면서 자중지란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 대표가 책 출간과 방송 출연 등 장외 여론전을 이어갈 계획을 밝힌 만큼 내홍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5일 CBS 라디오에 출연, "지금 대통령실 코멘트를 보면 대통령이 너무 잘하는데 홍보에 문제가 있어서 지지율이 안 나와 안타깝다는 거다. 지금까지 똑같았다"고 쏘아붙였다.

'윤 대통령과 언제부터 틀어진 것 같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패싱 입당'을 할 때 보면서 정상적인 상황인가, 당 대표가 출장 갔을 때 들어가는 것도 이상한데 원내대표까지 출장 간 날을 골라 들어오는 건 무슨 상황이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약 지금 (차기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에 출마한 사람이라면 '저는 이번 전대를 통해 윤핵관과 그 호소인의 성공적 은퇴를 돕겠다'는 한마디로 선거를 이끌 것"이라며 "윤핵관이나 그 호소인에 대한 감정이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는 그 말을 할 수 있는 자와 아닌 자로 선거가 구분된다. 그래서 그 말을 할 수 있는 자들을 국민이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적표는 25점으로 박하게 매겼다.

당 내에선 내분이 지속될 경우 당을 수습해야 할 비대위 출범과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만들어가야 할 정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광복절을 맞아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승리 후 심각한 분열 상태에 이른 독립군을 다시 하나로 묶는 데 헌신한 김동삼 선생님을 되뇌게 된다"면서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분열이다. 김동삼 선생님의 말씀처럼 각개의 의견과 고집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틀 전 이 대표의 회견을 '내부 분열'로 규정하고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대표직을 상실하게 되는 이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결과는 이르면 심리가 예정된 17일 당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비대위 전환을 결정한 전국위 의결 절차에 대한 효력 정지와 주 위원장의 직무 집행정지를 구하는 내용 등으로 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비대위는 출항과 동시에 침몰하게 된다.


백주희 기자 qorwngml01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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