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본지 단독보도로 알려진 낙동강 하류의 녹조 실태는 울산 시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보도가 나가자 시민들은 "이게 실화냐" "정말 저 물이 우리 식수로 사용되는거 맞냐"는 등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장마철 조차 비가 제대로 내리지 않아 극심한 여름 가뭄에 시달린 울산은 불행하게도 지난 겨울부터 생활용수의 상당부분을 낙동강 물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유역 울산취수장 일대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를 본지에 알려왔다. 환경운동연합은 본지가 보도한 '식수 위협받는 울산, 맑은물 확보대책 '새판짜기' 불가피' 제하의 기획보도에 공감하며 울산의 식수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번 녹조 실태 조사는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1일 낙동강네트워크 활동가들과 함께 경남 양산 화제리 일대 원동취수장 현장에서 실시됐다. 원동취수장은 울산시민들에게 낙동강 물을 공급하는 중간 역할을 한다.  낙동강 원수는 울산 회야댐과 대암댐을 통해 회야정수장과 천상정수장을 거쳐 울산시민들에게 생활용수로 공급되고 있다. 문제는 낙동강 원수의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낙동강 원수는 식수로 부적합한 상황이라는 게 눈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아무리 정수처리 과정을 거친다고는 해도 이정도의 물을 울산시민들이 마신다는 사실에 큰 충격"이라며 "낙동강 녹조라떼가 심각하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최근 울산시가 '식수는 안전하다'고 하기에 이정도로 심각한 수준일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먹는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만큼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육안으로 목격되는 낙동강 표층수의 녹조현상은 심각하지만, 통상 표층수로부터 5m 아래에 있는 원수를 취수해 정수처리하기 때문에 먹는 물 안전에는 이상이 전혀 없다"면서 "회야댐과 대암댐의 남조류는 지난 6월까지 ㎖당 '300'에 불과했지만 7월 들어 무더위와 가뭄이 이어지면서 '800'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수치나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울산시민들의 식수원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이다. 지표수 아래의 수질은 양호하다는 이야기가 불편한 것은 그런 상황의 물이라도 마셔야 한다는 현실을 당국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울산은 청정 수원인 사연댐을 포기하는 수준의 맑은물 대책에 동의한 역사가 있다. 시민의 안전한 식수에 대한 대책없이 정부정책에 휘둘리는 문제는 시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민선 8기의 식수대책이 검토되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부터 따져주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