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금비유치원장·울산과학대 유아교육과 외래교수

 

 

사회적 안전망 등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족 
당파 떠나 우리 아이들 미래가 우선시돼야 
학생 위한 진정한 교육 정책 실현되길 기대

 

 2022년 상반기는 여러모로 전국이 떠들썩했던 시기였다. 바로 지난 3월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그리고 뒤이어 6월에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로부터는 약 5개월, 지방선거로부터는 약 2개월이 지난 어느 무더운 여름날, 일선에 있는 원장으로서 문득 이 문장이 떠올랐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어느 아프리카속담이라는 이 말은 두 아이를 오롯이 키워낸 엄마로서 크게 와 닿던 말이기도 했지만, 우리네 지역 사회 공동체의 한 일원이자 동시에 유치원 원장인 내가 늘 마음속에 품고 사는 격언 같은 말이기도 하다.

 오늘은 한 나라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큰 선거들이 끝나고 각각의 정책들이 수립되고 실행되는 문턱에서 내가 품고 사는 이 말의 의미를 한층 더 확장해보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크고 작은 정책들을 담당하는 모든 일선의 공직자 분들께 그 엄중한 책임 의식을  다시 한 번 환기해보고자 한다.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각 가정과 그 주변을 둘러싼 작은 공동체의 역할과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은 크나큰 시대적 착오이다.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온 마을'의 탄탄한 인프라와 사회적 안전망이 중요하다. '온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울산은 과연 우리 아이들이 부족함없이 성장하기에  탄탄한 인프라와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온 마을'의 최고 책임자인 울산시장은 어떤 비전과 관점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까? 이번에 울산시장으로 당선된 김두겸 시장은 '아이들이 즐겁게'를 슬로건으로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어린이 도서관 건립, 어린이집 환경개선/교직원 활동지원을 영유아대상 주요정책으로 내걸었다.

 ‘무엇'이 과연 우리 아이들과 부모들이 현장에서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최우선 순위인지 철저히 검증하는 것과 각각의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그리고 '왜' 실현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역 사회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설명하고 설득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또한 재선에 성공한 노옥희 교육감은'아이들만 바라보겠다'를 슬로건과 '맞춤형' 교육 및 복지를 키워드로 다양한 공약들을 발표했다. 그 중 유아교육 정책으로는 만3~5세 사립유치원생 유아학비를 단계적으로 지원해 최종적으로는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의 실현이 있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22년 3월 기준 울산은 87곳의 사립유치원이 있으며 약 1만300여명의 우리 아이들이 재원하고 있다. 1인당 월22만1,000원의 교육비를 1만300여명에게 지원한다고 했을 때 약 22억7,000여만의 월 예산이 필요하다. 이렇듯 필요한 월 예산의 규모가 결코 적지않은 만큼 사립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교육청과 시의회를 비롯해 각 이해당사자들의 '협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학부모님들이 조금이라도 더 돈 걱정을 덜 하는 넉넉한 '마을'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당파적이고 구태의연한 이념적인 태도가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을' 어른들의 지혜가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울산지역 사회 각계각층의 각고의 노력으로 많은 개선과 발전을 이뤘지만 우리 아이들을 온전히 키워내는 울산이라는 '마을'의 인프라와 사회적 안전망은 여전히 많은 아쉬움이 있다.

 노 교육감은 한 인터뷰에서 학생들을 '교복입은 시민'이라고 표현하며 학생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디 교복 입은 시민뿐만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 그 자체의 보석같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보다 더 적극적인 관심과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정책들이 실현되기를 이번 민선8기 시대를 맞이하며 모든 일선의 공직자분들께 간곡히 호소해 본다. '온 마을'의 탄탄한 인프라와 사회적 안전망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비로소 즐겁고 행복하게 성장해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