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접어들면서 눈에 보기에는 멋진 풍광인 은행나무, 단풍 등 가을 정취가 물씬하다. 하지만 풍광과는 달리 은행나무에서 쏟아지는 열매로 인한 악취는 민원거리다. 울산시에서는 도심 속 골칫거리인 은행나무 열매 제거를 위해 암수교체작업, 미리 털기 등을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하나의 불청객은 각종 낙엽이다. 지난 두차례 태풍으로 울산 거리 곳곳에 떨쳐져 쌓인 낙엽이 갈곳을 잃고 흉물이 되고 있다. 비라도 내리면 젖은 낙엽에 행인들이 미끄러져 사고가 일어나는가 하면 환경미화원들이 일일이 치우는 게 보통 수고스럽지 않다.일부 지자체는 낙엽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관광 상품화하거나 지역 농가 퇴비로 재활용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문제는 울산의 경우 도심 대표 관광자원인 공업탑 주변에서 낙엽과의 전쟁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두차례 태풍이 지나간 것이 한참 지났지만 공업탑 일대 가장자리와 이면도로 곳곳에는 낙엽들이 뭉테기로 방치돼 흉물화 되고 있다. 한 주민은 "지난해는 태풍이 지나가면 곧바로 낙엽을 치워 경관 보호에 나섰지만 올해는 두 번의 태풍으로 공업탑 일대가 낙엽으로 보기 흉하지만 시나 구청에 민원을 넣어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에다 최근 가을철이 되면서 은행나무 민원까지 겹쳐져 울산 남구 일원은 낙엽과 은행나무 열매라는 이중 복병을 만났다. 남구 삼산동의 한 인도는 노란 은행나무 열매가 가득한 상황이다. 문제는 악취다. 길거리에 방치된 은행나무 열매는 대부분 터져 짓이겨진 상태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더구나 터진 열매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겼고, 보행자들은 인상을 찌푸리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은 "당국에 민원을 넣었지만 수거하러 오지 않았다"며 "고약한 냄새를 맡고 있자니 견디기 힘들어서 답답한 마음에 직접 열매를 쓸어 한쪽에 모아뒀다"고 덧붙였다. 울산시도 은행나무 열매를 수거해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는데 하루에 전화를 다 받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올해는 가을 태풍 영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예년보다 열매가 빨리 떨어져 조기 수거 작업이 이뤄지지 못해 민원이 더 늘어나는 실정이다. 울산 내 가로수는 소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 이팝나무 등 총 17만3,395그루이며, 이 가운데 은행나무는 2만7,475그루로 조사됐다. 은행나무는 암·수나무로 구분되는데 암나무의 경우 노란 열매가 열리지만, 수나무는 열매가 자라지 않는다. 울산시는 악취와 보행 불편 같은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연차적으로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해가고 있다. 암수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한그루당 70~100만원 정도의 예산이 들기 때문에 한꺼번에 할 수 없어서 예산을 확보해 진행 중이며, 내년도 당초 예산 3억원을 신청해둔 상태라고 한다. 문제는 교체보다 당장 수거와 청소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낙엽으로 인한 민원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해결될 문제다. 도시미관이나 시민생황에 불편이 없도록 보다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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