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22 울산포럼

<1>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SK이노베이션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회사의 모태인 울산에서, 울산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플랫폼 '울산포럼'이 지역사회에서 연일 회자되고 있다. 논의된 주제들이 지역사회에 직면한 문제 인데다 지속가능한 울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울산의 미래를 대비하는 통찰력을 키우는 토론장이 된 울산포럼을 4차례에 걸쳐 지상중계한다. 편집자주

사회=김정헌 벤처캐피탈 뉴블랙 대표

패널=남재인 SUPEX 추구협의회 임원

김재구 차기 한국경영학회장(명지대 교수)

유동주 코오롱FNC ESG임팩트 실장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이채진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 대표
 

26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2 울산포럼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김정헌 벤처캐피탈 뉴블랙 대표, 남재인 SUPEX 추구협의회 임원, 김재구 차기 한국경영학회장(명지대 교수), 유동주 코오롱FNC ESG임팩트 실장, 이채진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 대표,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지역사회 직면 문제 …‘울산’ 해결 과제는?

경제 성장 주체서 지역발전 등 추가 역할 요구
사회 니즈에 적절 대응 신뢰·지지 받아야 생존
도시고유성 정확히 파악 ‘가치’증대 활동 전개
ESG경영 관련 의미 혼란 중소기업 전환 유도
정부 지원·기타 정책 보완 바탕 지속가능성장

■기업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남재인=기업에 대한 인식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과거 기업에 가장 원했던 것이 경제 성장 주체로서의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기후변화, 환경오염, 일자리 창출, 지역 사회의 발전 등등 추가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의 요구에 시의 적절하게 대응해야만 기업이 사회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덕찬=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관점에서 '경영'이란 '지속가능한 경영'을 말하며, 단순한 '이윤창출'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가치의 창출에 관한 것'이다. 기업은 사회가 허용한 편익의 대가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므로, 기업의 비즈니스가 사회적 정당성을 상실하면 경제적 이익도 상실되며, 사회적 제재를 받게 된다.

■지역 중심의 사회적 가치가 왜 중요한가

김재구=양극화가 심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성장단계를 넘어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고 저성장 시대에 직면하자 양극화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공자가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말을 했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사회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때는 지속 발전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할 때는 언제든지 기업도 뒤집어질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유동주=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가치'를 증대시키는 활동들이 꾸준하게 이어져야 하는 법인데, 지역은 재무·사회적 가치의 증대를 위한 중요한 마켓이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그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이다.

■ESG 활동을 하는 울산 기업들이 많이 있나?

이채진=울산 중소기업들은 ESG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어려워하고 있다. 기회라기 보다는 위기라는 생각이 많다.

이같은 상황에도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ESG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나고 있고,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확대되고 있다.

지역의 사회문제는 지역 특수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울산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지역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위해서라면 울산 지역에 발생하는 상황을 깊게 이해하고 있는 지역사회와 파트너쉽을 가지고, 지역의 특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진행되는 ESG활동이 필요하다.

■지역에서 성과를 얻은 사업은?

남재인=SK E&S는 2019년부터 전북 군산에서 로컬라이즈(Local:Rise)군산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26개 팀 선정해 도시 재생 프로젝트 시행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한 팀의 낙오도 없이 민간(기업) 주도 지역 재생의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또 3년간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 8월, 행복얼라이언스, 울산북구청, SK에코플팬트 그리고 행복도시락이 함께 업무협약을 맺고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결식 우려 아동 40여명에게 1년간 양질의 행복 도시락을 지원할 예정이다. 행복얼라이언스는 이들 주체들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이렇듯 조금씩 하지만 촘촘하게 사회의 안전망을 탄탄히 하고 있다.

■울산 시민이나 지자체는 ESG에 대한 의지가 있나?

이채진=코끼리공장의 사례를 들면 도심지 아동복지기관의 장난감을 기부받아 농어촌 지역 아동에게 전달하는 장난감을 순환하는 모델을 만드는데 울산에서는 5년 이상 걸렸다. 지역내 이해관계자를 설득시키고 협력 체계를 만드는 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협력체계를 만들어도 이벤트 행사처럼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서울, 수도권에서는 2년 정도만에 울산에서 냈던 성과의 3배 이상인 1,700개 이상의 아동복지기관의 협력을 이끌어 냈다.

윤덕찬=현재 지역 중소기업은 울산이든 어디든 ESG 경영을 추구하기가 어렵다. ESG 경영의 개념에 대한 잘못된 이해, ESG 경영에 대한 잘못된 지침과 가이드로 인한 혼선, 지방정부와 지방금융기관의 정책 및 지원 미비 등의 이유가 있다.

■울산의 ESG, 사회적 가치 실현이 어떻게 나아갔으면 좋겠나?

유동주=울산에서의 사회적 가치 단계도 변화될 시점이다. 긍정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시대가 와야한다는 말들이 있다. 정부 지원이나 기타 정책 보완도 요구된다.

최근 울주군 옹기마을에 건축가, 사회적 기업가들의 소셜벤처들과 순환마을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거주자들이 폐가를 머물 공간으로 만들고, 건축가들은 매력있는 인프라를 꾸리고, 사회적 기업들은 워케이션 공간으로 만들어 사회적 가치 창출 비즈니스를 만드는 구조다.

윤덕찬=울산에 많은 고탄소 업종은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투자시장에서 말하는 죄악산업으로 분류돼 가고 있다.

지역사회는 기업들에 많은 기대를 하겠지만, 그보다는 '지원'이 더 시급하다. 앞으로 7년 이내에 저탄소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 산업구조를 저탄소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지역사회를 견인할 수 있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며, 울산을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것이 핵심이다.

이채진=답을 멀리서 찾기 보다 안에서 찾아도 좋을 것 같다. 울산지역 대기업 지원과 지자체의 공간 제공 등의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 노동자를 위한 작업복 세탁소'를 만들었고, 자활이나 장애인 노동자들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낸 사례가 있다.

오래 걸리더라도 인식 변화부터 천천히 해나가는 게 맞다. 울산 포럼 같은 형식이 많이 열려야 할 것이다.

정리=강태아기자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