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방한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양자 현안과 지역·글로벌 이슈를 두루 논의한다.

현직 미 부통령이 한국을 찾는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2018년 2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방한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와 한국산 전기차 차별 우려 등 한미간 현안이 산적한 와중에 이뤄지는 양국 최고위급 인사의 회동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한다.

역시 국장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회담을 비롯해 2박 3일 방일을 마치고 이날 이른 아침에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하루만 머무르는 짧은 일정이다.

윤 대통령은 접견에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의 해소를 위한 행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을 재차 당부할 가능성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한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지속적 협의를 언급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기업의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뚜렷한 해법을 당장 내놓기 여의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또다른 핵심 현안은 최근 북한 핵무력 법제화와 탄도미사일 연속 발사 등으로 더 엄중해진 한반도 정세 속 한미간 대응 방안 논의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가 최근 완성됐다고 보고하며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이 북한 무력 도발에 맞서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일정도 관심을 끈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 27일 해리스 부통령과의 면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접견에서는 미국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이슈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한은 바이든 미 대통령의 5월 방한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지난달 방한에 이어 진행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이 거행된 영국 런던과 유엔총회가 개최된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3차례 짧은 환담을 한 바 있다.

애초 예정됐던 한미정상회담 무산 및 대통령 발언 논란을 놓고 야권의 '외교참사'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이날 접견을 통해 한미간 결속력을 최대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밖에 한국 여성들과의 만남 등을 소화한 다음, 당일 늦은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

조태용 주미대사도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 수행을 위해 지난 27일 귀국, 서울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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