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오 울산북구의회 의장

5월은 가정의 달…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족 일상 바껴
맞벌이 가정 위한 돌봄시설 확층 등 지원책 마련 절실
소외된 노인들에도 박탈감 해소 위한 ‘평생교육’ 제안

5월은 두근거리는 설렘과 신록의 왕성한 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달이다. 또한 어린이날·어버이날,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부의 날까지 가족과 관련된 다양한 기념일이 속해 있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달이기도 하다. 가정의 달 5월은 어린이를 존중하고, 어버이에 감사하며 부부의 소중함을 되짚어주는 이른 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존중 사상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기념일에 담긴 의미를 떠올려 가족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그동안 전하지 못한 따뜻한 말 한마디를 주고받는 것으로도 서로의 사랑과 소중함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사람사이에 서로의 온도를 느끼며 소통하고,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한다.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다’ 라는 말처럼 평소에는 느끼지 못할지라도 행복을 함께 나누고 슬픔을 같이 겪을 때 가까이 있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펜데믹은 안타깝게도 행복한 가족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명절 때조차 모이기가 어려워 혼자 계신 어르신들의 심리적 고립감이 심해졌을 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친지나 가족은 이산가족을 방불케 할 정도로 서로의 안부만을 확인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으로 인해 가정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이가 돈독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들의 육아 스트레스가 증가하기도 했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직격탄으로 맞으면서 불화가 생기는 가정도 나타나는 등 가족 간의 갈등과 피로감이 크게 늘어났다. 
가족 구성원들 간에는 행복, 그리움, 고마움, 미안함, 짠함 등의 감정이 크지만 때로는 서로에게 뜻하지 않은 상처를 주며 슬픔, 미움, 분노와 실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면접상담 중 이혼 상담이 차지하는 비율이 29.0%로 2018년 22.4%, 2019년 25.3%보다 크게 올랐다. 아울러 최근 접하는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과 잔인한 아동학대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분노와 안타까움을 가져다주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의 울타리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의 존재를 간절히 바라는 요즘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및 고령화 심화 현상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가정 내 부족한 돌봄 기능을 이제 사회가 함께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마다 적지 않은 예산을 출산정책에 투입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이다. 저출산의 여러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육아 비용’과 ‘자녀 사교육비’ 일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교육비의 목적은 성적향상을 위한 ‘교육’일수도 있지만, 맞벌이 부부의 퇴근시간 전까지 돌봄이 필요한 자녀의 ‘보육’인 경우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런 경우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자녀 돌봄시설의 확충 방안 등을 강구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육아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일률적인 보육비 지급보다는 더 근본적인 원인 분석을 통한 맞춤형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또한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고립되는 현상으로 인하여 노인이 느끼는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노년에서의 평생교육이다. 평생교육을 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존재가치를 깨닫고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해 나가며,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과 노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다. 이런 생애적 학습은 분리된 세대 간의 이해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저출산 고령화의 큰 흐름 속에서 국가나 지자체는 최대한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년 최선의 노력을 쏟고 있다. 물론 다양하고 참신한 정책들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개개인의 가치관과 사회적 규범을 바꿔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반적인 가정 외에 한 부모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모습의 가정을 다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품고 갈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부터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묘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다가오는 5월에는 떨어져있는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고, 가까운 지인이나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 보도록 하자. 사람이 결코 혼자일 수 없듯이, 어느 한 가족만 행복할 수는 없다. 사회의 문제는 결국 어떻게든 개인과 한 가정의 문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가정에게 관심을 갖고 또 배려할 때, 우리 공동체가 지닌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채오 울산북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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