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 강동관광단지 조성 사업부지의 투자가치 0순위인 동해바다뷰를 가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위치도   
 

재상㈜, “가뜩이나 가시조망권 좁은데 공공주택 조성시 바다뷰 다 가려져”
300억원 투입해 토지보상 90% 체결…마지막 10% 강제수용절차 검토 중
롯데, “11~12월 착공 목표 앞둔 상황에서 사업 추진에 심각한 변수로 작용”

울산 최대 도시개발 프로젝트인 강동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11년간의 표류를 끝내고 올 연말 착공할 타이밍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주택 건설계획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면서 좌초 위기에 처했다.
강동관광단지는 100% 민자 유치로 개발되는데, 최대 투자 가치인 ‘동해바다 뷰’가 공공임대아파트에 가려지게 되면서 민간 사업자들이 재검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뽀로로 테마파크 사업자인 ㈜재상은 LH가 계획대로 사업을 강행할 경우 강동관광단지 조성을 전면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하겠다는 입장이고, 울산에 부산 기장의 아난티코브급 리조트를 선보이기로 한 롯데건설㈜도 사업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2일 본지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강동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롯데건설㈜이 공정률 37% 상태에서 강동리조트 조성사업 공사를 잠정 중단한 2009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롯데건설㈜은 공사 중단 이후 사업을 재개하지도,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않은 채 무려 11년을 ‘재고 뒤집고 튕기기’를 반복해오다 지난해 9월에서야 사업재개를 공식화했다. 오는 2023년까지 북구 정자동 일원 워터파크지구(10만8,985㎡)에 4,500억원을 투입해 △리조트(950실) △가든풀&스파 △글램핑존 △가든카페 △복합상가 등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롯데건설㈜은 지난 2월 강동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변경)을 신청했고 이달 안에 이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후 교통영향평가, 유원지 실시계획인가, 건축심의?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12월에는 짓다 만 채 방치해 흉물이 된 건축물을 철거해 착공한다.
롯데건설㈜이 11년간의 표류기에 종지부를 찍은 건, 주변 개발여건이 수익성을 담보할 만큼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강동산하지구 도시개발사업이 13년만에 준공됐고, 올 연말엔 강동골프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경부고속도로에서 강동까지 10분이면 오갈 수도 있다.

하지만 LH가 북구 산하동 일원(7만4,167㎡)에 908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국토부에 제안한 사실이 지난 3월 북구의 주민열람과 의견청취 공고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업표류 2라운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동해바다 뷰’는 투자 가치 0순위인데, 느닷없이 LH가 사업부지 ‘코 앞’에 아파트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투자 가치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LH가 강동관광단지 바로 앞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을 강행할 경우 바다조망을 포기해야 하고, 리조트와 스파 이용객의 프라이버시 침해나 글램핑장으로 인한 아파트 주민 민원 소지도 크다”면서 “지금은 울산시가 국토부와 LH를 상대로 강동 공공임대주택 사업 계획 철회를 협의 중이라고 해서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설득에 실패할 경우 사업 추진을 심각하게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상은 강동 뽀로로 테마파크?리조트 조성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강동리조트가 동해바다 뷰를 가리면서 롯데건설㈜과 반년가까이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겨우 가시조망권을 한 조각이라도 더 확보하게 됐는데 이번엔 LH의 공공임대주택에 바다뷰를 잃게 됐기 때문이다.
㈜재상은 울산시가 강동권 개발의 마중물 격인 강동관광단지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민자유치에 발벗고 나선 끝에 산하동 일원(8만7,657㎡)에 3,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지금까지 최소 300억원을 투입, 토지 90%를 확보했다. 지난해엔 국토계획법상의 실시계획 인가는 물론 교통영향평가 심의와 건축심의까지 마쳤다. 아직 확보하지 못한 부지에 대한 강제수용만 이뤄지면 관광진흥법상 조성사업 허가를 받는대로 공사에 착공할 수 있다. 롯데건설㈜보다 늦게 강동관광단지 조성 사업에 발을 담궜지만 진도는 롯데건설㈜보다 훨씬 빠른 상황인 것.
㈜재상 관계자는 “동해바다 뷰를 잃게 되면 강동관광단지에 사업을 추진할 동력도 동시에 잃게 되는 것”이라면서 “과거 공사재개를 하지도 사업을 포기하지도 않았던 롯데건설과 같은 스탠스를 취할 수도 있고, 리조트 사업을 대폭 축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주와 양산, 남해 등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이 민자유치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면서 “본사 임원들의 절반은 울산 강동권사업에서 철수하고 수익성이 훨씬 좋은 곳으로 유턴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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