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누적 1차접종 '1천300만명+α'…정부 "11월 집단면역 가능"

백신 접종하는 의료진[연합뉴스 자료 사진] 연합뉴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오는 5일로 꼭 100일이 된다.

정부는 지난 2월 26일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와 입원·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뒤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1차 방역대응 요원,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75세 이상, 65∼74세 등으로 접종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왔다.

백신은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두 종류가 사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만 65∼74세 일반 고령층에 대한 접종이 시작되면서 접종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0시 기준 국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7.8%였지만 28일 9.1%, 29일 10.2% 등으로 하루에 1%포인트 이상씩 상승해 전날 0시 기준으로는 12.4%까지 올랐다.

백신 수급도 접종 시행 초기보다는 한층 안정화한 모양새다. 백신 종류도 금주 중 4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 백신 초도물량이 지난 1일 들어온 데 이어 5일에는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얀센 백신 100만명분이 도입된다.

이에 정부는 상반기 1차 누적 접종인원 목표치를 당초 1천300만명에서 1천400만명으로 올려 잡았다. '11월 집단면역' 형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물론 접종률 제고를 위한 유인책이기도 하다.

백신을 두 번 맞은 '접종 완료자'는 이달부터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 및 입소 가족을 대면으로 면회할 수 있게 됐다.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내달부터 공원과 등산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 백신접종 100일 이틀앞…상반기 1차 접종 목표치 1천300만명의 절반 접종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누적 1차 접종자 수는 635만8천512명이다.

정부는 앞서 상반기 1차 접종 목표치를 인구의 25%인 1천300만명으로 제시했는데 접종 96일째인 1일까지 이의 절반 정도인 48.9%가 접종을 받았다.

접종이 지금처럼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상반기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19일까지 상반기 1차 접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인데 주말·휴일을 제외하면 전날을 포함해 13일간 하루 평균 51만명 정도가 1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65∼74세 접종이 시작된 이후로는 일별 1차 접종자 수가 평일 기준으로 적게는 38만5천명에서 많게는 약 66만7천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상반기 1차 접종이 마무리되는 19일 이후에도 '잔여백신'을 이용한 접종이 계속 시행되는 만큼 1차 접종자 규모는 1천400만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계획대로 상반기 1천3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이 마무리되면 내달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적용하는 등 일상 회복을 위해 방역조치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접종률이 관건이다.

이에 정부는 예방접종의 효과는 세계 각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입증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회 접종만으로도 감염을 90% 예방할 수 있고 가족간 감염도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전파력이 더 세다고 알려진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90% 이상의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
◇ 60~74세 AZ백신 사전예약 오늘 마감…잔여백신 접종은 고령자가 1순위

현재 60∼74세 고령층,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에 대한 예약이 진행되고 있는데 전날 0시 기준 이들의 사전 예약률은 76.2%다.

고령층의 경우 현재 접종이 진행 중인 65∼74세의 예약률이 높은 편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70∼74세 78.8%, 65∼69세 76.6%, 60∼64세 71.2%로 정부의 목표치인 80%에 가까워지고 있다.

또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는 대상자의 64.0%,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 중에서는 79.0%가 사전 예약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전 예약은 이날 마감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예약 마감 일정을 언급하면서 "이번에 예약하지 않으면 10월이 돼야 다시 접종할 수 있다"며 "아직 예약하지 않은 어르신은 누리집, 콜센터, 주민센터 등을 통해 조속히 예약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4일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 접종은 60세 이상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만 30세 이상이면 누구나 위탁 의료기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각 기관에서 나오는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었지만 4일부터는 60세 이상만 이 예비명단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미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60세 미만의 경우 9일까지는 이 명단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정부는 또 폐기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별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마지막 바이알(병)에서 분량이 남으면 연령 제한 없이 희망자에게 접종한다는 방침이다.

총 10회분이 들어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병은 예약자가 최소 5명이 되어야 1병을 개봉할 수 있는데 '쥐어짜는 주사기'로 불리는 국산 LDS(최소잔여량)를 쓸 경우 1병당 12명까지 늘릴 수 있는 만큼 의료기관별로 최대 하루 5∼7명분이 60세 미만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얀센 잔여백신의 경우에도 예비명단을 활용해 60세 이상에게 우선 접종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전날 참고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중증이환율, 사망률이 높은 60세 이상 어르신을 최대한 많이 접종해 보호하는 것이 상반기 접종목표 중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의료기관 예비명단에 포함돼 접종을 기다리던 60세 미만에 대해서는 우선접종 대상인 어르신들에게 기회를 드리도록 양보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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