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범야권 빅텐트’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달 27일 양당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플러스 통합’이 돼야 한다는 원칙 정도만 언급한 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합당 협상 시한을 오는 8일로 제시, 입장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안 대표가) 타시면 참 좋은데, 버스가 혁신하면 타겠다, 버스 기사가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 이러면 그냥 문 닫고 가는 것”이라며 “꼭 요란한 승객을 태우고 가야 하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합당에 예스(Yes)냐, 노(No)냐. 그랬더니 안 대표 쪽이 말이 길어진다”며 “무슨 말까지 나올지 모르겠지만, 합당에 대한 의지가 그냥 별로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라고 했을 때 오명을 감당하기 싫으니까 어디에다가 뒤집어씌울까, 그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합당 시한을 못 박은데 대한 반발에 대해선 “이번 주에 하기 싫은 합당이 다음 주에 하고 싶어지는 것도 진짜 웃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측에서 자신을 ‘철부지 애송이’로 표현한 것을 두고도 SNS에서 “37살 당 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면서 2030에게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며 “국민의당의 중도 공략 화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준석이 당 대표가 아니라 철부지 애송이로 보이니까 정상적인 질문에 정상적인 답변이 안 나오는 것”이라며 “합당의 대의나 국민들의 야권통합에 대한 열망보다는 그냥 이준석에 꽂힌 것이다. 그러니까 대놓고 남의 당 전당대회에 개입해서 이준석 떨어뜨리려고 하고, 지금도 철부지 애송이 소리 하고 있다”고 적었다.
안 대표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당을 전격 결정할 수 있지만, 국민의당 주요 인사들이 ‘중도 지지 기반을 잃어버리는 마이너스 통합’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합당을 결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제3지대 입지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해 링위에 오를지, 제3지대에 머물며 ‘독자 출마’를 모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것이 없지만, 안 대표는 어떤 경로를 택하든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며 “중도 외연 확장이라는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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