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LCD 수요 급감 여파…패널 업체 수익성 악화 불가피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 전망[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 캡처] 연합뉴스

코로나19 특수로 치솟았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내년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가 올해보다 5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전세계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투자 규모가 53억달러(약 6조7천400억원)로 올해보다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별로는 LCD가 19억달러, OLED가 34억달러로 각각 올해보다 79%, 4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패널 판가 하락과 수급 상황 악화로 인해 패널 제조업체들이 관련 투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후 투자 규모는 2024년 116억달러, 2025년 133억달러로 회복될 것으로 DSCC는 내다봤다.

DSCC는 LCD TV 패널의 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DSCC는 "한 달 전 LCD TV 패널 시장이 일종의 소강상태에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러나 소강상태는 무너진 것으로 보이며, 이는 패널업체들에 좋지 않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세트(완성품) 업체는 1분기에 판가가 안정될 수 있다고 보고 비성수기를 이용해 저가에 패널을 구매했으나, 지속적인 수요 부진에 재고가 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늘면서 상승세를 보이던 LCD 패널의 가격은 지난해 중반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이 점차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체제로 전환되면서 LCD 수요도 급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5월 상반월 32인치 LCD TV 패널의 가격은 36달러로 4월 하반월보다 5.3% 하락했다.

43인치와 55인치 패널은 각각 1.3%, 1.7% 하락했으며 초대형 제품으로 분류되는 65인치와 75인치는 각각 2.9%, 1.8% 떨어졌다.

노트북과 모니터 등에 탑재되는 IT 패널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디스플레이 업체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8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3% 감소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6% 줄어든 6조3천715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절적 비수기와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이 맞물려 제품 출하가 감소한데다 LCD 패널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물류 및 부품 수급 문제도 생산과 출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증권가의 2분기 전망도 어둡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실적에 대해 "2분기 실적은 더 악화될 전망"이라며 "LCD 패널 가격이 2분기 들어서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실적의 주축이었던 IT용 LCD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영향으로 매출이 10% 이상 하락하며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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