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기업·경제단체, 사회 문제 해결에 뜻 모아
반기업정서 해소 등 시대변화 맞춰 혁신을
경쟁력 제고·사회적 가치 실현 결실 맺길

 

 최근 우리 사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6월 들어 배럴당 120달러 마저 넘어서면서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일 악재들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5월 24일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가 함께 신기업가 정신을 선포했다. 기업들이 이윤 창출을 넘어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함께 뜻을 모은 것이다.
 이번 신기업가 정신 선포에 국내 대표기업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러 위험 요소들은 상당 부분 글로벌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 같은 문제들의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기업을 비롯한 각 경제주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해결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 우리 기업인들은 국가 기간산업의 육성과 수출 확대,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게 주된 역할이었다. 
 하지만 현 시대에 이르러 기업은 주주, 고객, 임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소통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경영의 최대 화두로 두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며, 한층 성숙된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응하려면 이제 과거에서 벗어나 한차원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며,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반기업정서를 해소해 기업의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 
 지난해 경총에서 조사한 '대한민국 반기업정서 기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3.6%가 우리 사회에 반기업정서가 존재한다고 응답해 반기업 정서해소에 보다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반기업정서는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고 미래 투자를 저해해 기업 활동의 쇠퇴를 초래하는 만큼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회사 경영 및 기업활동에 윤리·준법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과거 급격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이뤄진 일부 잘못된 관행 및 특혜 등이 기업에 대한 반감으로 작용해 왔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기업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때 우리 기업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보다 많은 역할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에서도 이번 신기업가 정신 선포가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세금감면,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기업들이 사회적 역할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번 신기업가 정신 선포를 계기로 기업을 비롯한 각 경제주체들이 우리 사회를 보다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나가길 바라며, 기업 경쟁력 제고와 다양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결실을 맺기를 희망한다.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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