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봄날은 작천정의 벚꽃과 함께 온다. 100여 그루의 왕벚나무가 개화하는 순간은 짧아도 그 강렬한 분홍빛 프리즘은 봄날의 기억 모두를 움켜쥐게 만든다. 바로 그 벚나무에는 사연이 있다. 작천정 벚나무 터널은 역사가 한 세기나 된다. 작괘천과 언양을 잇는 도로의 필요성에 공감한 지역민들이 어렵게 도로부지를 기부받아 신작로를 내고 작괘천의 풍광을 전국에 알렸다. 이 공사는 당시 삼남면장이던 곽해진이 주도했다. 천도교인이자 만세운동 때 모친이 총상을 입은 집안이라 일경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았지만 공사는 일사천리였다. 그 때 일경의
"안면인식 출입관리 시스템 도입이 왜 문제가 되죠. 저희 회사는 이미 적용해서 사용하는데 너무 편리하던데요."지난 17일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사내협력사에 설치되는 안면인식 시스템 기기를 발견하는 족족 떼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 기업 직원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었다. 이 기업은 이미 안면인식을 활용한 출입관리시스템 도입으로 출퇴근이 간편해졌다고 했다. 보안유지 관리에도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시스템 적용을 받지도 않는 노조가 도입을 막고 있는 행태를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안면인식 시스템은
자신의 이름으로 정당을 만든 조국이 총선 직후 정치개혁 실천사항을 내놨다. 국내선 비즈니스석 금지, 회기 중 골프 금지 등이다. 강남좌파라는 수식어를 지우려는 청렴선언 같지만 생뚱맞다. 국내선에 비즈니스석을 타든 말든 골프를 하든말든 그런 따위가 여전히 청렴의 상징이 된다는 인식이 꼰대스럽다. 선거가 끝나자 매일같이 나발을 불어댄 정치권의 거친 입들이 휴식기에 들어갔다. 예외는 일부 관종인사들이다. 조국과 이준석, 그리고 홍준표와 신평 따위의 인사들은 오히려 더 거칠어졌다. 왜 일까. 각자의 셈법은 있어 보이지만 대놓고 매일같이 나
분홍의 물결이 휩쓴 자리에 푸른 새싹이 봄빛을 토해낸다. 벚꽃이 널브러졌던 봄날 왜성의 천수각 자리에 섰다. 한반도가 생긴 이래 이 땅의 바람과 햇살을 받아 흙을 토해 만개한 벚꽃은 이제 봄의 화신이 됐다. 바로 이 벚꽃은 사연이 많다. 그 벚꽃의 다른 이름이 사쿠라다. 벚나무의 일본 이름인 이 단어는 한 때 변절자를 가리키는 정치적 언어로 둔갑했다. 이 말의 어원은 일본어 ‘사쿠라니쿠’에서 비롯됐다. 사쿠라니쿠는 색깔이 벚꽃과 같이 연분홍색인 말고기를 가리키는 단어로 쇠고기인 줄 알고 샀는데 먹어보니 말고기였다는 괘씸죄가 증표로
잊혀진 대통령으로 살고 싶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울산에서 파란 깃발을 흔들었다. 그의 일성은 "70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는 한탄이었다. 문제는 ‘70 평생’ 발언이다. 이 말이 전해지자 그 단어는 무능의 대명사로 불렸던 문 전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라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자신의 집권기간에 만들어낸 소주성 부작용과 최악의 부동산 파동, 고용 인플레이 등이 다시 소환됐다. 한동훈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총선에 사실상 참여한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며 "잊고 있던 지난 정부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일깨
여론조사 20%를 넘기자 조국의 입이 거칠어졌다. 뛰어들까 말까 망설이던 총선 출발선에 처음 선 순간, 그는 이런 꿈을 꾸었을지 모른다. 봄날이 지나기 전 대법의 확정판결이 나도 다음 정권을 이재명이 잡으면 즉각적인 사면으로 정치적 복권이 가능하리라. 그런데 그 꿈이 점차 부풀어 오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어떤 여론조사는 25%를 넘겼다. 여기서부터 부산 사투리가 튀어나오며 용산을 향해 삿대질이 시작됐다. 이제 사면의 꿈은 잠시 접어도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200석의 꿈이 탄핵의 깃발을 흔드는 망상으로 엉덩이가 들썩인다. 어
울산지역 시내버스들의 노사협상이 위태롭다. 6개 시내버스 회사 노사가 올해 임금 인상 규모를 합의하지 못하고 결국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 울산지역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첫 조정회의를 가졌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5차례 노사간 교섭이 이어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결과다. 노조는 한국노총 지침에 따라 임금 8.9%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3%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넣었고 1차 조정회의에 이어 이번주에
여야 공천 파동의 마지막은 박용진의 ‘바보경선’으로 막을 내렸다. 박용진은 친명계 정봉주의 ‘거짓 사과’ 논란으로 서울 강북을 공천자가 다시 원점이 되자 그래도 다시 ‘바보경선’ 참여를 선언했지만 역시나였다. 그냥 그렇게 끝난 상황이면 묻혀질 수도 있는 어처구니 없는 경선이 다시 회자되는 것은 비명계를 향한 내부총질과 비아냥, 그리고 조롱과 모독 때문이다. 최종 승리자인 조수진은 ‘바보경선’ 수용을 밝힌 박용진을 향해 "이왕 바보가 될 거면 본인이 밀알이 돼 썩어 없어진다는 생각으로 총선 밑거름으로 헌신하라"는 악담도 마다하지 않았
대한독립의 함성이 터져나온 삼월이다. 전국적으로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발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가까운 대구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구국운동기념관 설립을 제안했고 양산과 밀양은 독자적인 독립기념관을 지었다. 대구에는 일제강점기 때 벌어진 2·28 민주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중앙공원을 새롭게 단장하고 서문시장 인근에 기념관도 국비로 들어설 계획이다. 대구나 양산 밀양에 비해 울산의 항일운동 역사는 일천한 것일까. 결코 아니다. 울산은 광복군 총사령 박상진 의사를 필두로 일제강점기 동안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젊은피와
박상진 의사를 기리기 위해 울산의 청년들이 만든 추모비와 동상이 창고에 방치됐다. 지난해 울산매일이 특종으로 보도한 내용이다. 40여년 전 울산청년회의소가 제작한 고헌 박상진 의사 동상은 울산시립미술관 건립과 재개발사업 등을 이유로 지난 2017년 재활용 창고로 옮겨진 지 6년째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일운동 105주년인 올해도 마땅한 장소를 못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동상의 보관상태는 딱 우리의 독립운동가에 대한 태도와 직결된다. 지금 박 의사의 동상은 재활용 창고안에 덮개가 씌워진 채 6년째 보관 중이다. 추모비는 난감
우리나라 어느 산사에 가더라도 흔히 볼 수 있는 상징문양 중의 하나가 만다라 형상이다. 이 상징은 불교보다 역사가 깊다. 만물의 본질을 의미하는 만다라는 불교의 전신격인 밀교의 나침판이다. 밀교는 불교의 원형과 통한다. 불교와 힌두는 모두 밀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다라니(陀羅尼)를 암송하는 것을 통해 마음을 통일시키는 수행과 공양을 강조한다. 바로 그 밀교의 경전격인 은 사람이 사는 땅의 급수를 일러두고 있다. 땅은 물이 있어야 가치가 있다. 물이 없는 땅은 등급 외다. 그만큼 물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다. 물과 땅이 조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사업 분야가 절체절명 위기에 놓였다. 방사청이 2월말께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제한자격 심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잠수함 등의 수주가 불가능할 경우 사업에 큰 타격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매출 1조원인 상황에 7조원 수주전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방위산업 부문은 해외 시장 개척에만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시장도 녹록치 만은 않다. 수주를 못 따면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과 연관된 협력업체들도 모두 힘들어진다. 고용이 불안해지고, 경제는 주춤한다. '지방 위기',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사업 분야가 절체절명 위기에 놓였다. 방사청이 2월말께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제한자격 심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잠수함 등의 수주가 불가능할 경우 사업에 큰 타격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매출 1조원인 상황에 7조원 수주전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방위산업을 해외 시장 개척에만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시장도 녹록치 만은 않다. 수주를 못 따면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과 연관된 협력업체들도 모두 힘들어진다. 고용이 불안해지고, 경제는 주춤한다. '지방 위기',
새해 모임 자리에서 타지역 출신 공직자 한분이 질문을 해왔다. "울산과 울주는 어떻게 구분이 되나요?" 말이 끝나자 옆에 있던 울산 토박이 인사가 대뜸 "울주는 시골이고 울산은 도십니더"라고 즉답을 했다. 대략난감한 장면이었다.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울산여지도가 울주의 이름으로 지명사를 살피는 까닭이다. 울산이라는 이름은 조선조 태종 3년 1413년에 공식화 됐다. 개국 초기, 조선은 왕권을 강화하는 중앙집권형 체제를 꾸려갔다. 이를 위해 행정과 사법, 군사와 조세의 법령을 정비하면서 지방의 행정명칭을 바로 잡아갔
1598년 12월, 겨울 몸서리 치는 북풍이 남해바다를 휘몰아친 날 왜장 고니시는 이순신의 눈치를 살폈다. 7년을 이어온 조일전쟁은 이미 결기를 잃었지만 퇴로가 막혔다. 철수를 위해서는 이순신의 묵인이 필요했다. 다급해진 고니시는 명의 도독 진린의 옆구리를 찔러 이순신을 설득해 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 그 지루한 협상의 순간에 오직 한사람 이순신은 최후의 결전을 준비했다. 한놈의 왜적도 산채로 보내서는 안된다. 이순신의 결기는 400여년 전 노량의 겨울, 새벽 바다에 처절한 북소리로 요동쳤다. 영화 ‘노량’의 마지막
‘김건희 특검법’이 연초 정국을 달구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치밀하게 준비한 민주당의 총선 시나리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국면이다. 2년전 대선정국 때부터 민주당과 좌파진영을 중심으로 피어오른 이른바 ‘여사 리스크’가 소문과 음모를 더해 용산의 담을 넘는 형세다. 물론 모든 의혹이 음모와 과장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선 정국에서 내조에만 전념하겠다고 대국민 성명을 낸 김건희 여사의 이후 언행이 문제를 키웠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류의 풍문이 특검 사안까지 되는 것인가는 논란이 여전하다. 일단 팩트 체
지난해 울산시가 정당 현수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무차별하게 난립했던 정치선전 문구가 거리에서 사라졌다. 그동안 정치 현수막은 거의 공해 수준이었지만 별다른 규제 방안이 없어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와중에 울산시가 자체 조례를 통해 규제에 나섰지만 행정안전부는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지자체의 규제에 딴지를 걸었다.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에 표시 방법·기간 외에는 다른 위임 부분이 없는데도 개정 조례에 담아 정당의 권리를 제한했다는 취지였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지역 내 도로변에 또
갑진년 아침이다. 갑진(甲辰)은 청룡(靑龍)이다. 육십갑자의 간지(干支)중 41번째에 해당하고 띠로는 용(龍)이다. 갑진(甲辰)년에는 아침 시간이 운기가 강하고 방향은 동쪽이 길하다. 12간지 가운데 용은 유일하게 상상계의 동물이다. 실존하지 않는 동물이 인간계의 12간지에 자리한 것은 그만큼 우리 생활속에 깊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상상의 동물이기에 지역마다 용의 형상도 조금씩 다르다. 중국이나 동남아 쪽은 강 주변에 사람들이 악어의 모습을 차용했고 내몽골 등 초원지대에서는 말이 숨어 있다. 옥을 숭배한 홍산문화권은 옥룡을 형상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날이 밝았습니다. 희망과 성취, 지혜와 용맹을 상징하는 청룡의 기운이 울산매일UTV 구독자 여러분들과 늘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울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드리워진 글로벌 경제의 위기를 비교적 잘 버텨냈습니다. 지역의 주력산업 중 석유화학 비철금속 산업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자동차·조선 산업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합뉴스룸’ 구축 눈부신 성장 거둬 이차전지를 비롯해 수소·반도체·바이오산업 등 대규모 투자유치가 이뤄지면서 다시 산업수도의 위상을 되
110만 시민 여러분, 애독자 여러분, 한반도에서 가장 빨리 해가 떠오르는 땅 울산에서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 희망의 상징인 태양이 밝았지만 세계는 여전히 전쟁과 자국 이기주의에 몸을 웅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난 이후 사실상 처음 맞이한 새해 해맞이 행사에는 간절곶과 방어진 등에 20여만명의 인파가 몰려 새로운 내일의 희망을 기원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첨단 에너지도시의 기반을 다지고 역대 최대의 기업 투자유치를 이끌어낸 울산은 이제 도약의 징검다리를 건너 성과를 내야하는 중대한 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