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야음지구대 순찰요원
김태훈 야음지구대 순찰요원

 

청소년들이 게임처럼 일시적인 재미를 위해서 시작한 온라인 도박이 중독으로 이어지는 등 청소년 도박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재학중 청소년(초등학교 4~6학년, 중고등학교 1~3학년) 100명 중 5명은 도박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도박문제로 인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헬프라인을 이용한 19세 이하 청소년은 2017년 267명에서 2022년 882명으로 약 3.3배 증가하는 추세이다.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 문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대중들의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아졌고, 특히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트 사이트, SNS 등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의 광고들을 쉽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또한, 홀짝, 사다리 타기 등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교적 쉬운 방법의 게임을 할 수 있어 죄의식없이 접근할 수 있으며, 사회에 만연해 있는 한탕주의가 청소년들의 인식에 스며든 것 역시 하나의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일선경찰서 사이버팀에 근무한 사실이 있다. 이때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다수 접해보았다. 하지만 이들 청소년들은 놀랍게도 단순히 온라인 도박이나 사설 토토를 이용하다가 검거된 것이 아니라, 중고 거래 사이트에 판매자를 가장하여 허위 매물을 게시한 뒤, 구매자로부터 선금을 미리받아 이를 편취하는 방법의 사기 사건의 피의자로 검거된 것이었다. 이들 청소년들은 불법 도박 사이트에 배팅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에 이르게 되었다며 자백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고난 다음날에도 또 다시 온라인 도박에 손을 떼지 못해 결국 구속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청소년들의 온라인 도박은 도박 그 자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사기, 절도, 공갈 등 제2, 제3의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온라인 도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가정 내에서 철저한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용돈, 생활 소비를 위해 자녀의 계좌를 만들어주고 있는데, 자녀의 계좌에서 주식회사 등 법인 명의의 입출금 내역이 존재한다면 불법 도박사이트의 포인트 충전, 환전 계좌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은 대한민국의 미래이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중독되지 않도록 청소년 유해환경을 적극 차단하고, 올바른 금융 교육으로 대한민국 전반에 만연해있는 한탕주의 극복하는 등 청소년들이 건전한 꿈을 꾸고 이를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할 것이다.

 김태훈 야음지구대 순찰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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