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이나 밭 근처 진 땅에 자라는 고추풀이라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진땅고추풀’이 중구 입화산 일대에 피어있다.

10월말 서리 내리기 시작하면 열매
이름과 다르게 식용 못하고 관상용

야생화의 붙여진 이름은 유난히 직설적이다. 말이 덧붙여진 데도 속임이 없다. 이번에 소개할 야생화 ‘진땅고추풀도’ 그렇다.

이 꽃은 ‘고추풀’이라는 이름에 습한 땅이라는 뜻의 ‘진땅’이 더해졌다.

고추풀은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도심이나 농촌 구석구석 들어와 있는 꽃이다. ‘고추풀’이라는 이름보다 ‘주름잎’이라는 이름이 익히 알려져 있다. 잎이 주름진 것처럼 보이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 줄기 아랫부분 잎들은 기온이 낮아지면서 주글주글해진다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생긴 것 중에 습지에 자라는 것이 ‘진땅고추풀’이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논이나 밭 근처에서 자라고, 햇볕은 잘들지만 습도는 높아야 잘 자라는 나름 까다로운 식물이다. 키는 10~20㎝가량으로 작은 꽃인데,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진땅고추풀’은 짙은 자주색, 보라색이 가까운 꽃 색이 특징이다. 붓꽃처럼 짙은 보랏빛은 아니다. 가운데는 짙은 보라색을 볼 수 있다. 손가락 한마디도 되지 않는 꽃잎인데도 꽃잎 끝자락으로 갈수록 점점 흰빛이 더해지며 보라빛이 옅어진다. 은은하게 퍼지는 색감이 앙증맞은 크기의 꽃과 잘 어울린다.

다섯 갈래로 나눠진 꽃잎중 세장은 동그란 모양으로 말려있다. 아래 두장은 입술을 삐쭉 내민 것마냥 앞으로 나와있다.

‘고추’라는 이름이 붙어서 먹을 수 있으려나 생각하면 오산이다. 고추가 달리는 풀과 엇비슷하게 생겨 붙여진 이름이겠지만, ‘진땅고추풀’은 관상용이다.

10월 말 찬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열매를 맺는다. 0.3㎝가량의 긴 타원형으로 달린 종자는 겉에 그물 같은 무늬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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