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리하다 발견…어릴때 과학도서 읽은 할아버지는 과학자로 성장

영국의 한 과학자가 1890년 즈음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리고 반납하지 않은 책을 손녀가 120여 년 만에 발견해 학교에 돌려줬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병리학자 겸 동식물학자 아서 보이콧은 10대 시절 다닌 헤리퍼드 성당 학교(HCS) 도서관에서 1886∼1894년 사이에 '현미경과 발견'(윌리엄 카펜터 저)이라는 책을 빌렸다.

영국 과학자 아서 보이콧이 청소년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지 120년여년만에 학교로 돌아온 책[BBC 트위터 캡처]

하지만 보이콧은 이 책을 도서관에 반납하지 않고 졸업했으며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책은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1938년에 6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영영 사라진 줄 알았던 '현미경과 발견' 책은 120여 년 만에 기적적으로 학교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보이콧의 손녀 앨리스 질럿이 올해 남편과 사별한 후 집에 쌓인 책 6천 권을 정리하다가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한 덕분이다.

질럿은 책 표지 안쪽에 헤리퍼드 성당 학교 도장이 찍힌 것을 보고 많이 늦었지만 학교에 책을 돌려주기로 했다.

그는 책을 학교에 반납하면서 "귀교 학생이었던 아서 보이콧 교수가 이 책을 훔친 것 같아 죄송합니다"라며 할아버지 대신 사과하는 메모를 남겼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도서 연체료를 물리지 않는다. 다만 헤리퍼드 지역 공립 도서관의 책 연체료인 하루 17펜스(약 250원) 기준 120여 년 치 연체료는 7천446파운드(약 1천 94만원)에 이른다.

물론 학교 측은 120년 만에 책을 반납한 보이콧의 후손에게 연체료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

보이콧은 15세 때 달팽이 종을 연구해 논문을 작성하는 등 학교에서 '현미경과 발견'을 빌려 읽은 청소년 때부터 과학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이 책이 영국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해 자연 과학을 공부하고 저명한 학자로 성장한 보이콧에게 어린 시절 좋은 자양분이 됐을 것이라고 BBC는 추측했다.

영국 과학자 아서 보이콧이 청소년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지 120년여년만에 학교로 돌아온 책과 책을 반납한 손녀가 남긴 메모[헤리퍼드 성당 학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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