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기금 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 문화예술인 불만 고조
  기재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차단
  시행 8개월…예술인 볼멘소리 여전
  재정정보원 예탁 계좌 등 절차 혼란
  행정서류·IT 취약 문화예술인 한숨

  울산문화재단도 문진기금 사업 애로
  설명회 진행 하고도 관련 민원 봇물
“보조금 투명성 위해 시스템 불가피”

문예진흥기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올해 도입된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이 복잡한 사용절차로 문화예술인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A예술단체 대표는 문예진흥기금 지원공모에 선정이 되고도 사업포기신청서를 낼까 한동안 고민을 했다. 공연을 기획하고, 예산을 책정하는 등 힘들게 서류를 만들어 지원금을 받게 됐지만, 카드 발급부터 사용, 집행절차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장 한 달 안에 정산을 해야 하는데 머리가 지끈거린다.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국고보조금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이 복잡한 사용절차로 시행 8개월째에 접어드는데도 지역문화예술인들로부터 여전히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인터넷 뱅킹을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며, 한국재정정보원의 예탁 계좌를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한 구조 때문에 문화예술 현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e나라도움’이 전산과 사업 실무에 서툰 문화예술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시스템이라며 “정보기술(IT)에 취약한 예술인들은 기존 시스템인 NCAS도 어려워했는데, 새로 만든 e나라도움은 대체 누굴 위한 도움이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기재부가 기획한 새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을 통해서는 도저히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지원금에 선정이 되고도 보조금 받기를 고민하거나 포기하는 단체들도 있다는 것.
지역의 한 예술인은 “곧 사업을 펼쳐야 하는데 수차례 교육 듣고, 공인인증서도 발급받고, 시키는 대로 다 해봐도 높은 시스템의 벽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출범해 처음으로 문진기금 사업을 진행하는 울산문화재단 역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올 초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행정서류와 IT에 약한 문화예술인의 계속되는 전화에 관련부서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고, 울산예총 사무실로 찾아가 고충을 토로하는 예술인들도 여럿이다.
실제로, 재단 내 문화예술진흥팀 담당자는 민원이 너무 많아 지원선정 단체에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앞으로의 방침을 적은 단체이메일을 보냈고, 문화예술인들의 항의로 공모사업에 대한 컨설팅 적극지원과 IT업무지원 도우미 확대,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의 협조를 통한 지역예술인 적극지원을 약속하는 사과 메일을 발송해 상황을 수습하는 일도 있었다. 

울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새 시스템에 예술인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조금 사용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재단을 방문하면, 자세한 설명과 함께 대행도 해주고 있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이 편하게 문화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문화재단은 내달 정산관련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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