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거리 정치세력과 싸움’ 규정… 경선 결과따라 ‘탈당’ 여지 남겨
한동영 “당 결정 존중 차원 경선… 시당 행보따라 탈당여부 결정”
시당 “강의원 처신 가볍다”비판… 28∼29일 5명 예비후보 경선

자신이 고집해온 울주군수 전략공천이 불발되자 탈당까지 시사하며 자유한국당 울산시당과 벼랑 끝 대치를 벌여 온 강길부(울주군당협위원장) 의원이 ‘일단은’ 당에 잔류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종 결정한대로 울주군수 후보경선 방식을 수용해 자신이 지지하는 한동영 예비후보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싸우기로 한 거다. 

하지만 이번 울주군수 경선을 ‘울산 패거리 정치세력과의 싸움’으로 규정짓는 강 의원의 태도는 여전해 경선 결과에 따라 내홍은 더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23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자유한국당 울주군수 후보경선 결정을 수용하겠다”면서 “경선에 참여해 울산의 패거리 정치와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며칠 간 많은 분들을 만나 의견을 구했다”며 “그 결과 ‘여기(한국당)에 무슨 희망이 있느냐. 탈당하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그래도 당에 남아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는데 저를 일깨워준 말씀이 ‘지금 대한민국과 보수가 위기인데 당신마저 울산의 패거리 정치에 맞서지 못하면 울산 미래는 어떻게 되겠느냐. 최선을 다해 일단 끝까지 싸워봐라’는 것이었다”며 “그 말씀이 울산시민들의 명령이라고 생각해 따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강 의원은 시당이 자신이 지지하는 한동영 예비후보의 전략공천을 거부한 채 후보경선 방식을 채택하자 “중앙당이 대신 결정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고, 그 결과 중앙당 역시 시당과 똑같은 결정을 내렸다. 

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울주당협위원장인 자신의 의견이 묵살됐다며 탈당은 물론 여론조사 등을 통해 ‘무소속 시장출마’, ‘더불어민주당 입당’, ‘김기현 시장 후보 사퇴 촉구’ 등을 적극 검토하고 나서 당을 발칵 뒤집어놨다. 

그랬던 강 의원이 일단 후보경선을 수용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정치권에선 경선 결과 등에 따라 갈등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강 의원은 “제 양심상 도덕적으로 심각한 후보를 뽑아놓고 울주군민들께 표를 달라고 할 염치가 없다”며 “당선되더라도 재선거가 뻔히 눈에 보이는 후보를 뽑아놓고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한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울주군민들에게 “울주발전을 염원하는 세력인지, 아니면 울산의 패거리 정치세력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즉, 이 말은 한 예비후보가 아닌 인물이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한 악조건 속에서도 4선 뱃지를 달 정도로 조직력이 탄탄한 강 후보 자신은 이번 선거운동을 보이콧하거나 탈당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영 예비후보는 “당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일단 경선을 1차 수용하기로 강 의원과 의견을 모았고,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경선에 탈락하면 탈당할 수도 있나’는 질문에는 “시당이 하는 것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시당 관계자는 이날 강 의원이 낸 입장문에 대해 “강 의원이 이번 경선을 ‘패거리정치와의 싸움’이라는 식으로 자꾸 몰고 가는데, 당이 어려울 때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사람을 배려해주는 게 패거리정치인 거냐”며 반문한 뒤 “자신이 컷오프됐다는 이유로 탈당하고, 당이 탄핵정국 속에 존폐위기에 처하자 제 살길을 찾아 탈당하고, 이젠 자신의 복심이 전략공천되지 않았다고 탈당을 언급하는 강 의원의 가벼운 처신에 보수를 지지하는 울산시민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한편 한국당 시당은 오는 28일과 29일 양일간 윤시철 울산시의장, 이순걸 전 울주군의장, 천명수 전 시의원, 한동영 시의원, 허령 시의원 등 5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경선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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