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기미 보이지 않는 조선해양산업
ICT기술 접목 新 비즈니스  모델 창출
스마트 선박으로 재도약 발판 다져야

 

신현수Smart Ship & Shipbuilding 포럼 의장
우리나라 경제를 뒷받침해 오던 조선해양산업이 큰 어려움에 처하면서 국가경제에 오히려 부담을 주는 상황이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10여년 전의 금융위기 발생 이후 세계 조선업은 수요가 크게 감소한 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호경기 시절에 크게 확충된 전 세계 건조 시설로 인해 수급의 불균형, 지나친 경쟁, 선가의 하락, 저가 수주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나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려 결론이 쉽게 나지 않고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회복이냐 쇠퇴냐 기로에 서 있는 지금이야말로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하고 기회요인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재도약을 도모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LNG선 시장에서 만큼은 우리가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데, 이는 미래의 시장과 기술을 내다보고 LNG 화물창 생산기술의 효율과 안정성을 극대화 하고 재액화장치나 재기화장치 등 Gas 처리 기술을 꾸준하고 치열하게 개발해서 진입장벽을 미리 높여 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좋은 대책과 기술개발을 미리 준비한다면 여전히 조선해양산업은 재도약의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산업의 경쟁력은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에 달려 있다. 복잡한 함수인 인건비는 여기서 논외로 친다면, 생산효율을 높이고 환경 문제에 대비한 기술을 선점하고 수요자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조선해양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즉, 생산성 제고, 환경기술 개발 및 서비스 확대 방안을 선점할 수 있다면 조선해양산업의 경쟁력 우위는 앞으로도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다. 그 비결은 지금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ICT(정보통신)기술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 가에 달려 있다.

ICT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Industry 4.0을 조선소 생산현장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가 국책과제로 진행되고 있고, 디지털 용접기의 설치 확대로 작업현장에 대한 빅데이터들이 모아지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을 선박 건조에 활용하는 방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선회사에서는 자율운항선박, 경제운항 기술, 충돌회피 기술 등 ICT를 활용한 다양한 스마트선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제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단순 제조에서 유지보수 서비스를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서 수많은 부품의 성능에 대한 모니터링과 고장예지 진단이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

해외 선진 기업에서는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강력한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국내 조선소에서도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도입했고 이를 기반으로 유지보수를 위한 서비스 사업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선박 설계 단계에서부터 생산과 운항 단계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모으거나 검증할 수 있고 운항을 지원할 수 있는 Digital twins 기술도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즉, ICT를 접목해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해 원가절감, 물류 개선, 품질 개선을 하고, 스마트 선박을 구현해 운항 성능을 향상시키고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은 앞으로의 경쟁력에 근간이 될 것이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할 것이다.

조선해양산업의 특성상 설계에서부터 생산까지 분야가 워낙 광범위하고 게다가 ICT분야는 지식의 영역이 상이해 분야 간의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작년에 조선해양ICT융합협의회가 분야 간의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발족됐으나, 기술 중심으로 더욱 활성화하고자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울산시가 ‘Smart Ship & Shipbuilding 포럼’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포럼을 통해 온라인상의 정보 교환, 관련 기술의 발굴 및 기획, 관련자들의 폭넓은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다.

아무쪼록 조선해양 ICT융합을 통해 조선해양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조선소, ICT 전문업체, 대학, 국책기관,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의 열린 토론의 장이 만들어지고, 활발한 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데 일조함으로써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이 다시 비상하는 멋진 모습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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