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구 중앙로의 한 택시승강장이 교통체질개선공사 이후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 21일 오후 해당 택시승강장의 모습   
 

울산 남구 중앙로에 설치된 택시승강장을 이용하는 택시기사들이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 승강장이 차도에 있다 보니 차량통행 중에 택시에 탑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최근 울산시가 시행한 교통체질개선사업의 영향이라고 호소했다.

21일 오후 남구 중앙로의 한 택시승강장. 승강장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8대 가량 서 있었고, 기사들은 승강장 옆 인도에서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가장 앞쪽에 있는 택시에 손님이 탑승했고, 이를 본 차량 기사는 승강장 옆 차선으로 지나가는 버스와 승강장에 서있는 택시 사이를 지나 운전석 차문을 열고 탑승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택시기사 A씨는 “최근에 시에서 중앙로 차도 중간에 화단을 설치하는 등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후 차도가 더 좁아진 것 같다”며 “예전에는 승강장에서 택시를 탈 때 여유 공간이 있어 옆 차선의 주행차량에 대한 걱정이 없었는데, 요즘은 몸을 사리게 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B씨는 “교통환경을 개선한다고 한 공사인데, 길도 더 좁아진 것 같고, 더 복잡해 졌다”며 “누구를 위한 개선공사였는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신정시장 인근 택시 승강장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이날 신정시장 인근 택시 승강장에는 택시가 아닌 시민들의 차량이 서 있었고, 택시들은 10m 가량 뒤쪽 버스승강장이 위치한 도로쪽에 일렬로 정차돼 있었다.

택시들이 버스승강장 쪽으로 서 있는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였다. 새로 이전 설치된 승강장은 운행 자체가 어렵다고 택시기사들은 지적했다.

택시기사 C씨는 “새로 설치된 승강장은 교차로에 가까운 위치여서 좌측 방향으로 가야하는 손님이 타면 이동 자체가 매우 힘들다. 도로에 차가 없는 경우는 가로지르듯이 운전하면 되지만 중앙로 교통사정상 평소에는 차량들에 막혀 차선변경조차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을 위해 차량을 우회시키면 손님들이 빙빙 돌아간다는 이유로 대부분 항의를 한다”며 “기사들 입장에선 승강장에서 손님 맞는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앙로에 시행된 교통체질개선사업은 울산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21억원을 투입해 태화로터리부터 시청까지 1.2km 구간에 걸쳐 지역 내 유동인구 및 교통흐름이 번잡한 것을 바로잡고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실제 차선 폭이 줄어들거나 차선이 사라진 것이 아닌데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신다”며 “보도와 차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공사차량의 유입을 위해 한시적으로 6차선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시민들이 그렇게 체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시승강장은 다소 좁아졌을 수 있지만 엄연히 정차구간이지 쉼터가 아니다”라며 “운전자들의 탑승까지 모두 고려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 “신정시장 쪽 승강장은 버스정류장이 옮겨지면서 이동된 것인데, 버스정류장을 원 위치로 이동시킬 계획이며 이에 따라 택시승강장도 원래 있던 곳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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