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국제영화제(가칭)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시민설명회가 19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송병기 경제부시장, 자문위원, 영화제 관계자, 일반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우성만 기자  
 

울산국제영화제를 차별화하려면 가상현실이나 360도 스크린 등 미디어 신기술 체험을 제공하고 복합문화축제를 지향하는 혁신적인 ‘미래형 영화제’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울산국제영화제(가칭)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사)부산국제영화제 지석영화연구소 이호걸 소장은 19일 울산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시민설명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소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으로 국내에도 수많은 영화제가 있고, 주요 주제도 이미 선점됨에 따라 현 시점에서 국제영화제를 시작한다면 매우 새로운 모델이 아니고서는 난항이 예상된다”며 “‘뉴 테크놀로지’ 섹션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실험해야 하고, 영화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매체들을 포괄하는 복합문화축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제의 주요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텍사스주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는 음악, 영화, 인터액티브 기술을 중심으로 컨퍼런스, 공연, 상영, 전시, 파티 등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는 영화제로, 지난해 43만명이 방문했다.

미국 뉴욕의 ‘트라이베카영화제’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섹션을 운영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이 소장은 당장은 영화제 형태로 출발하고, 장기적으로 영화 외에도 게임이나 유튜브 등 각종 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종합문화예술축제로 승화시켜나가는 그림을 그릴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도 영화제의 명칭은 포괄적으로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울산국제영화제’로 해야 하고, 기존 고려됐던 ‘환경’이나 ‘산악’을 넣지 않아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울산국제영화제의 핵심 가치로는 산업도시의 역동성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대입해 ‘인간과 자연’으로 놓고 연관 가치로 ‘혁신과 재생’ 등을 제시했다.

이 소장은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울주세계산악영화제와의 관계정립도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그는 “한 도시에서 두 개의 대규모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시민 정서에 부합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발전적이고 효율적인 제휴·통합 방안을 사려 깊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소장의 제안과 같이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빅텐트형 영화제에 대한 신중론도 있다.

김이석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는 토론에서 “빅텐트 복합문화축제는 효율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다양성 측면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콘셉트로 보인다”며 “국내 최초의 복합문화축제, 새로운 영화제를 지향하는 것과 달리 조직구조, 프로그램 세션 구성 등에서는 기존 영화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대해서도 별도 개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핵심 가치는 자연, 환경 등으로 울산국제영화제가 지향하는 일부 가치를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독자적 방향성, 재정 및 조직 안정성, 울주지역 축제로서 대표성 등을 살펴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노동역사관 배문석 사무국장은 “아직 복합문화축제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와 여러 문화축제를 포괄한다는 정도로 뭉뚱그려져 있는 상태”라며 “복합문화축제를 지향한다면 좀 더 명확한 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국제영화제의 개최 시기는 8월이 적절하고, 장소는 태화강국가정원과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를 비롯해 남구 장생포 세창냉동창고,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등이 제시됐다. 내년 8월 예정된 1회 영화제의 초청규모는 40개국 150편(장편 90편, 단편 60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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