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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채영의 미술읽기] 느린 걸음

기사승인 2021.01.27  22:30:11

예채영=현대예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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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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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채영=현대예술관 큐레이터  
 

‘미술 작품 감상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작품 감상은 어렵고 재미가 없어요.’


미술관 관람객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자 이 작품은 먼저 제목을 보고, 작품구도와 색감, 사실적인 또는 추상적인표현기법들을 살펴보면…….’ 몇 해 전만해도 관람객들의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이었다. 하하하! 지금 생각하니 그때 관람객들은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에 대해 어떤 ‘감상’을 하였을까? 작품을 먼저 ‘감상’ 하기도 전에 많은 정보들을 기계적으로 내뱉게 된 것이 미안하고 부끄러운 생각까지 든다.

 

 

 

 



다시 돌아가서 ‘미술 작품 감상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라고 묻는다면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단 10초만이라도 먼저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눠볼까요?’라고 제안하겠다. 생각보다 10초는 꽤 긴 시간이다. 누군가와 10초 동안 눈 맞춤을 한다고 가정해보면 아마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스쳐지나갈 것이다. 그런 다음 이 작품에서 어떤 감정과 생각이 들었는지 함께 대화하면서 작품에 담겨진 스토리와 기법들을 알아간다면 좀 더 느긋하고 열린 마음으로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미술관에 오는 아이들이나 심드렁한 표정으로 오는 관람객대부분은 미술관을 마치 하이패스 통과하듯이 1분도 채 안되어 빠른 걸음과 지루한 표정을 하면서 미술관을 나온다. 그래, 관람객의 개인적인 취향은 존중하지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쓱~ 지나가버리는데 당연히 재미가 있을 리가 없다.

작품 감상에는 옳고 그름의 기준이 없으며, 미술전문가처럼 꼭 많은 지식을 가질 필요도 없다. 먼저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정대로 ‘감상’을 충분히 한 뒤에 작가의 의도나 스토리를 알게 되면 또 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볼 수가 있고, 꾸준하게 미술관 나들이를 한다면 어느 순간 작품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덧붙여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작품해설시간에 맞춰서 관람하거나 오디오가이드를 이용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모처럼 귀한 시간 내어 들러준 미술관에 여유를 가지고, 꼭! 느린 걸음으로 단 몇 초만이라도 작품 앞에 걸음을 멈추고 감상을 해보시기를 바란다.


예채영=현대예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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