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이선호 울주군수가 울주군 삼동면 출강관광농원 시설부지 일원에 폐기물 매립의혹이 제기돼 굴착조사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 27일 울주군 삼동면 출강관광농원 시설부지 일원에 폐기물 매립의혹이 제기돼 굴착을 진행, 시커먼 뻘흙이 발견됐다.   
 

 

   이선호 군수, 주민·환경단체 의혹 제기에 직접 현장 조사
   악취 진동 시커먼 뻘흙 확인…철근·쓰레기 등 건축폐자재도
“‘굴착조사’ 미흡 인정…성분 분석해 위법성 확인땐 행정처분”
  울산환경운동연합 “제대로 이행 안될땐 담당 공무원 등 고발” 

 

울산 울주군 삼동면 출강리의 한 영농체험시설 부지 일원에 성토된 흙에서 시커먼 ‘뻘흙’과 폐기물 쓰레기로 보이는 잔해가 확인됐다. 지난달 말 대암댐 상류의 한 저수지로 스티로폼 알갱이 등 각종 폐기물이 대거 유입됐고, 주민들과 환경단체로부터 영농체험시설 부지에 대한 불법 폐기물 매립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이선호 군수가 직접 현장조사 나섰다.

27일 오후 울주군 삼동면 출강관광농원 시설부지 일원. 넓은 부지 군데군데 인위적으로 채운 듯이 흙의 색깔과 재질에 차이가 확연하게 들어왔다. 부지 한쪽 부분은 괭이로 갈아 놓은 듯이 정돈돼 있었고, 한쪽은 오랜 시간 파헤쳐지지 않은 듯 장기간 굳은 땅의 모습을 보였다.

이 부지는 지난 2016년 6월 한 사업자가 사업승인을 받아 2만9,290㎡ 규모의 관광농원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으로,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성토 작업이 이뤄진 바 있다.

현장조사에 함께 입회한 주민들과 울산환경운동연합은 흙이 덮여있는 모양에 이질감이 있는 스팟을 파달라고 요청했고, 중장비가 바닥을 긁어낼 때마다 한숨과 탄식을 토했다.

1m 가량 깊이를 파내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커먼 ‘뻘흙’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중장비가 흙을 퍼내는 작업을 할 때마다 폐기름에서 나는 듯한 역겨운 냄새가 일대를 진동했다. 파낸 자리에는 뻘흙과 함께 철근, 쓰레기 등 건축폐자재도 일부 눈에 띄었다.

이날 해당 부지 이외에도 소류지와 연결된 일부 부지를 중장비로 확인했는데, 녹슨 철, 스티로폼 조각 등이 다량 흙에 섞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현장 검증으로 울주군의 행정처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말 주민들이 폐기물 매립 의혹을 제기했을 때 울주군이 굴착 조사를 한 뒤 ‘문제없다’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굴착 조사는 민원을 제기한 주민 등이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고, 주민들이 폐기물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은 굴착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현장을 살펴본 이선호 군수는 현장에서 확인된 흙의 성분분석을 의뢰한 뒤 위법성 여부가 확인되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행정처분하고 성토된 흙을 모두 원상복구 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서 이뤄진 굴착조사에 대해서도 ‘미흡했다’고 인정하며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선호 군수는 “현장에서 보기에는 성토 작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차례의 행정처분 경험을 통해 상식적인 생각과 달리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법상 문제가 없다면 지자체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은 “해당부지는 관광농원으로 사용될 곳인데, 비전문가의 눈으로만 봐도 농원에 적합하지 않은 흙임을 알수 있다”며 “만약 기름찌꺼기 등이 퇴적된 것으로 보이는 이 뻘층의 폐토가 문제가 안된다면 앞으로 이 부지와 같은 모든 지역이 매립지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어갈 경우, 앞서 제대로 현장을 확인도 하지 않은 공무원 등을 비롯해 직무유기 및 불법행위로 고발조치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