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고공 행진하는 물가는 서민의 명절 상차림 비용을 압박하고 있다. 또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에 이른 장마, 폭염까지 겹친 탓에 주요성수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서민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올해 추석은 지난 2년간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명절을 거의 챙기지 못하다가 팬데믹 이후 처음맞는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이 모이는 가정이 많아 치솟는 물가 탓에 적지 않은 상차림 비용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농협유통센터에 따르면 명절 성수품 13개 품목(배추 무 사과 배 달걀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밤 대추 마늘 양파 감자) 대부분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번주 기준으로 배추 한 통 가격은 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00원이었던 것에 비해 56.3% 올랐다. 같은 기간 양파는 대형 망 기준 1만500원에서 1만8,800원으로 44.1%, 대추(1㎏) 1만7,900원에서 2만1,500원으로 16.7%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닭고기 4,880원에서 6,480원으로 24.7%, 사과(10㎏) 4만9,7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6.2% 증가했다. 농협유통센터 관계자는 대부분 성수품 가격이 채소를 중심으로 올랐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폭염과 이상기온에다 중부지방 폭우 등으로 채소가격 급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뿐만 아니라 명절 대목 수급불균형까지 겹치면서 다음달 추석 소비자 체감 장바구니 물가는 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울산 소비자 물가 상황도 심상치 않다. 울산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돌파하면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14년만에 두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전 품목에서 상승폭을 키우면서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대책은 여전히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나 울산시는 추석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지만 대책은 마땅치 않다. 정부가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할당관세를 일부 농산물 수입품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배추, 무, 사과, 배, 계란, 소고기, 돼지고기 등 추석 10대 성수품 외에 가격이 급등한 품목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이 중 일부 농산물에 대해 할당관세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대책으로 물가 고공행진을 잡을 수 있느냐에 있다. 현장 중심의 물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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