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시기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선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연말 전당대회'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끝으로 한 정기국회가 종료된 뒤 12월 말 전대를 치르자는 주장이다. 최근 폭우로 여당이 수해복구 작업에 집중해야 하는데다 집권 후 첫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가 다가오는 만큼 정기국회를 끝낸 뒤 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당내외에서 정기국회를 끝낸 뒤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남구을) 의원은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정기국회와 (전대 시기는) 특별한 상관이 없다. 그러니까 그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당내에) 또다른 의견도 있어서 그런 의견들을 다 존중해 비대위가 적절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초 '9월 말·10월 초' 전대를 주장했지만 '또 다른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이날 당권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우리 당의 뿌리를 그동안 지키면서 한 번도 탈당하거나 그런 것 없이 풍찬노숙하면서 당을 지켜왔던 내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계파로부터도 자유롭고 당내통합을 잘 이뤄갈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단 말을 드리고 싶다"며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다만 "전당대회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우리가 비상상황을 수습하는데 역점을 둬야 해서 자꾸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갖고 논란을 벌이는 게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 조금 자제하고 있긴 하다"고 설명했다.

당 내 친윤(친윤석열계)그룹을 중심으로도 연말 전대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12월 초 예산안 심사를 마치고 나서 바로 전대 일정에 돌입, 주자 간 토론 등을 거친 뒤 해를 넘기기 전 국민의힘을 대표할 새 얼굴을 뽑아야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또다른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연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전당대회는 안정적으로 국회의 역할과 기능을 다 한 이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연말에 하려면 예산국회 중 전대 준비에 들어가야 하므로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백주희 기자 qorwngml01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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