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지인의 부친상이 있어 문상을 다녀왔다.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인지 생각보다 조문객은 많지 않았으나 병원 장례식장 입구에서부터 근조화환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경조사 때 화환이 얼마나 장식되느냐가 집안의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대부분의 3단 화환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조꽃이라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3단 화환의 50~70%는 인조꽃으로 구성돼 있다. 게다가 기존 화환을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문제다. 경조사 행사가 끝나면 대부분의 화환은 재사용 업자들에 의해 수집 처리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 이런 재활용 3단 화환에 '보내는 이의 정성'을 담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셈이다. 
 이제는 경조사에 사용하는 '꽃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마침 농협과 국내 화훼업계에서 '신화환'을 내놨다. 신화환은 인조꽃이나 재활용꽃을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생화 100%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경조사에서는 물론 행사 후 참석자들에게 나눠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으로 가져가서 꽃꽂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등 일상 속 '꽃 생활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 꽃 사용 감소로 환경문제 개선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금부터성공적인 '신화환' 정착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앞으로 화환을 보낼 때 진짜 꽃 '생화'에 보내는 이의 정성을 오롯이 담아 보자. 소비침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화훼농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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