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의사가 아니다. 당연히 의사 직역(職域) 생태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하는 의료계를 바라보는 눈은 불안하다.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에 반대하며 전공의는 의료 현장을 떠났고, 교수는 사직과 단축근무를, 응급의학과 의사마저 집단사직을 예고함으로써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의료계 집단반발은 병원의 경영악화와 함께 직원의 희망퇴직으로 이어져 우려스럽기도 하다. 대통령은 의료계 반발이 장기화하자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했다. 그리고 과학적 근거를 담은
"아이들이 또 꼬챙이로 땅을 치면서 ‘범버꾸 범버꾸’하는 동안 춘돌이는 ‘얌냠’하고 냉큼 냉큼 잘도 주워 먹었다. 꼬챙이로 땅을 치다 보니 언제 콩을 주울 새도 없었고, 입속에 두어 알씩 까 넣은 콩마저 ‘범버꾸 범버꾸’하다 보니 씹을 수가 없었다"는 내용이 실린 오영수 선생의 단편소설 의 배경은 화장산이다. 이 화장산에는 오영수 선생도 잠들어 있는데 기슭 입구에 2014년 1월에 문을 연 울산 최초의 문학관인 오영수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의 향기와 함께 있는 오영수 문학관은 1층은 전시실, 2층은 난계홀이라 이름한
"선생님 잘 들어요. 첫날이 중요하거든요. 딱 그날 기싸움에서 이기면 이제 일 년이 편한 거에요. 필승비법을 알려줄 테니 모여봐요." 3월 개학일 전 신규 선생님들을 모아 농담 반 진담 반 풀어놓는 이야기가 있다. "선생님들. 첫날 교실에 들어가면서 앞문을 열고 소리를 지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게요. 이 방법으로 아이들의 코를 납작하게 누르고 첫 기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어요. 첫날 아이들은 두 부류로 나눠요." "첫 번째는요. 숨소리만 들리도록 조용히 하고 있는 경우에요. 바뀐 교실, 바뀐 친구, 바뀐 선생님으로 긴장하고 있을
두달 가까이 요란하게 이어진 국회의원 총선관련 이슈가 이제 막바지에 왔다. 오늘이 바로 그 종착점인 선거일이다. 흔히 지금의 우리 정치를 두고 ‘정치가 개판이다’라는 말을 쉽게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오래된 접근법을 버리고 투견장을 방불케하는 싸움판이 돼 버렸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 지도자들은 서로를 향해 삿대질만 요란하다. 그런 소란 속에서 두달 이상을 참고 견딘 것은 다름 아닌 국민들이다. 여당의 내부 갈등이나 말실수에서부터 야당의 대표 사법리스크와 후보들의 여러 문제까지 국민들은 겉으로 드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 벽보 등을 훼손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울산 곳곳에서 선거 벽보와 현수막이 훼손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울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의 선거 벽보를 울산지역 천 352곳에 부착했다고 밝혔다. 선거 벽보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기호, 이름, 사진 공약 등을 적어 붙인 벽보를 말하는데, 선거 벽보 훼손 행위에는 벽보에 낙서를 하거나 페인트 등을 칠하는 행위, 벽보를 찢거나 끊는 행위, 벽보를 철거하는
대기업 본사 및 R&D센터가 수도권으로 죄다 이전하면서 울산은 과거 산업도시의 영광을 잃고 생산기지로 전락했다. 머리 역할은 수도권에서 하고 팔다리만 울산에 남은 것이다. 그러나 극심한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기업 하기 좋은 울산, 다시 잘사는 도시를 되찾기 위해 김두겸 시장 이하 전 시민이 맞손 잡고 와신상담 노력해 왔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공장,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고려아연 및 삼성SDI의 이차전지 투자 등 많은 기업이 20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로 공장을 신·증설하면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일본은 우리 동해(東海)를 자기들 멋대로 일본해(日本海)라 불러대면서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있다. 우리가 이 사실을 관계 국제기관에 보고하자 국제수로기구(IHO)는 일본에 ‘동해(東海·Donghae·East Sea)·일본해(日本海·Sea of Japan)’로 병기(倂記)할 것을 한국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지도참조). 사실 일본입장에서는 자기 나라 서(西)편에 있는 바다를 동해(東海)라고 호칭하면 모순이긴 하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IHO는 병기할 것을 지시했다. 이런 경우가 있어 세계 지리학계는 바다 명칭 작명 때 역사
김성진 박사의 한국인 게놈 프로젝트에서 해독한 DNA 조각 수는 무려 17억5,000만개였다. 총 합산된 DNA 길이로는 821억 염기(base pair)에 해당된다. 이 양은 한 개인 유전체 총량의 29배에 해당하며, 현재 널리 쓰이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형태로는 82 기가바이트의 용량이다. 게놈 길이 하나의 29배나 되는 양으로 서열을 해독한 이유는 해독 장비가 완벽히 오류 없이 서열을 해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표준 게놈 서열에 SJK를 비교 해본 결과 표준 게놈 대비 99.90%에 부합됐다. 서양인 표준게놈과
이전 아버지 직장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해외로 전전하던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의 유일한 희망은, 테이프 꽁꽁 둘러싼 할머니의 물 건너온 선물박스였다. 언제나 그 박스 안에는, 각종 한국 라면과 할머니 취향의 방송프로그램을 녹화한 비디오테잎이 들어있었다. 박스를 뜯자마자 얼른 라면 하나를 끓이고, 서둘러 마음 졸이며 테잎을 재생시키는 것은, 나의 가장 큰 위안이자 행복이였다. 그중, 나의 최애 프로그램은 ‘전국노래자랑’이었다. 당시 내 또래의 어린이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분들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다양한 퍼포먼스들은, 나의
본격적인 영농철이 도래했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 한해 농사를 준비하고자 바쁘게 움직이는 농민들의 모습을 보면 농촌의 생동감이 절로 느껴지는 시기이다. 농사를 준비하는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겨우내 얼어있던 논과 밭을 정비하고 영농자재를 준비해 경작지를 관리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시기 농촌 마을을 방문하면 경작지 이곳저곳에 방치된 영농폐기물 더미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처리하는 것이 농민들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영농폐기물이란 영농자재 사용 후 폐기물로 배출되는 것을 말하는데, 광의적으로 보면 영농폐자재,
우리는 지금 영상 매체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장보다는 화면을 통해서 상영되는 이미지에 익숙하다. 여기에 핸드폰의 등장으로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언제 어디서나 온갖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현장성이 특징인 공연물도 녹화나 실시간 중계로 감상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연극, 콘서트 등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르와 가짓수도 엄청나다. 이렇게 넘쳐나는 영상물 시대에 꼭 현장에 가서 공연을 봐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한국에서 상연됐다. 관람비가 좌석에 따
경주 남산 천동골로 접어 들으니 ‘바람재’를 거쳐서 내려오는 꽃샘바람이 그다지 야멸스럽지가 않다. 일곱 부처님들을 친견하고, 신선 바위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는 고고한 여인(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에 너덜겅을 따라 오르기가 가볍다. 순간 머리 위로 요란스럽게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소스라친 솔방울 하나가 어디선가 떨어져 길섶에 납작 엎드려 저들끼리 부둥켜안고 돋아난 별꽃 풀 섶으로 숨어든다. 아직은 차가운 계절인데도 푸르게 돋아있는 자신이 스스로 대견스러운지 별꽃 풀들이 저마다 꽃대를 곧추세우고 있다. 풍만한 얼굴
지난 주말 10평 남짓한 주말농장 밭 만들기를 했다. 2주전에 넉넉하게 넣어 준 퇴비를 갈아 엎고 이랑과 두둑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어떤 작물을 얼마만큼 심을지 고민해서 나름대로 구역을 나눴다. 소규모 텃밭이다 보니 밭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서 신경 써서 작업을 했다. 도시에 살면서 주말농장을 수년 째 하고 있는 자칭 도시농부인 필자에게 한해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이른바 도시농업이다. 도시농업은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나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경작하
마음의 등불(心燈)화발청조명(花發靑鳥鳴) 꽃피고 파랑새 우는사월초파일(四月初八日) 사월 초파일이네.불타사바래(佛陀娑婆來) 부처님이 사바세계에 오시니정각지혜일(正覺智慧日) 올바른 깨달음, 지혜의 태양이 빛나네.화택고해중(火宅苦海衆) 불타는 세계, 고해(苦海 )중생을이도무루필(已度無漏畢) 이미 빠짐없이 제도해 마쳤네.어언삼천과(於焉三千過) 부처님 가신 지 벌써 삼천년이 지나가고불등천지실(佛燈天地實) 부처님께 올린 등불이 하늘과 땅을 환히 밝히네. 갑진년 청룡의 해, 사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며, 필자가 쓴 한시 ‘심등(心燈)’을
학기 초가 되면 학교에서는 교육과정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됨에 따라 더욱 교육과정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고등학교 학생들 모두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대입은 수시모집에서 교과·학종·논술과 정시모집에서 수능 4전형 1체제로 준비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2022년 2월 건국대·경희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 등 5개 대학은 대입 전형 자료 축소 및 학점제 교육환경 등으로의 변화에 대한 해답을 새롭게 제시했다. 새로운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기준은 2017년부터 학생부종
해오름동맹이 구체화되는 중이다. 울산시는 세 도시 간 상생협력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협의체인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를 넘어 법적 구속력을 갖춘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연합시 설치를 경주시와 포항시에 제안했다. 상생협력사업을 이끌 사무국은 올해 7월에 출범하기로 했다. 해오름동맹은 한반도 내륙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도시의 연합이란 뜻이다. 울산의 간절곶, 경주의 감포읍, 포항의 호미곶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일출 명소로 유명하다. 사실 세 도시는 신라초기부터 2,000년 가까이 항상 같은 행정구역 소속
지난해 학교폭력을 다룬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큰 화제를 모았다. 고등학교 시절 끔찍한 학교폭력을 당했지만 주변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2차 가해를 받은 주인공이 많은 시간이 흐른 후 가해자들에게 직접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드라마에서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받은 육체·심리적 부당함을 복수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자신감을 잃고 사회적 외로움과 격리되는 고통을 경험하며 이후의 인간관계와 삶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반면 가해자는 흔히 ‘장난이었다’, ‘폭력인지 몰랐다’라고 주장
바다는 해운뿐 아니라 수산업과 해저자원 채취, 심지어 전쟁터 등 육지 이상으로 인간들의 삶 무대가 되고 있다. 겉으로는 인간과 바다는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바다는 실제로 인간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바다는 얼핏 몰역사적으로 보이지만 육지 못지않게 역사가 깊이 각인돼 있다. 오늘날은 세계화 진전으로 바다와 인간들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5세기, 콜럼버스가 미주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인류는 전 세계 바다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바다를 전 세계의 관점에서 조망하기 시작하고, 바다의
# 선도게놈해독과 재해독 (Resequencing) 차이 한 생물의 전장(full length) 게놈을 해독(sequencing)하는 것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선도 해독 혹은 신생 해독 (de novo sequencing)이다. 생어해독기를 사용하며, 게놈의 지도를 만들어 가면서 하는 매우 비싼 방법이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생물 종에 많이 쓰인다. 장점은 DNA 서열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알면서 DNA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이 맞추기 때문에 유전자의 위치 정보가 정확하다. 그래서 이것을 참조표준(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