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2월로 기억된다.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영화 ‘판도라’를 관람한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지진과 함께 발생한 원전 사고가 중심이다. 사고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는 내용을 매우 충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영화관람 후 문 전 대통령은 "비록 원전사고 확률이 수백만분의 일밖에 안 되더라도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 관람이 결정적 계기가 됐는지는 확인 할 수 없으나 다음 해 대선에 출마한 문 전 대통령은 ‘원전 제로 시대
울주문화예술회관의 관장이 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유능하고 젊은 직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꽤 많은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냈다. 이 중에서 가장 잘 된 것을 뽑으라면, 2월 초에 만석으로 성료된 신년음악회의 ‘자체 제작’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 반년 동안 우리 극장에서 열린 공연을 거의 다 관람했다.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울주가 인근에 있는 어느 도시보다도 예술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군(郡) 단위의 기초지자체에 이처럼 예술역량이 축적돼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교육환경 때문일 것이다. 울주에는 울산예고(미술·
1970년대 초 대한민국 안보(安保)는 백척간두에 처해 있었다. 북한 김신조 일당의 1·21 청와대 습격 사건, 울진·삼척 침투 사건 등 북한의 도발이 거침 없이 계속됐다. 평양서는 "수령님 환갑잔치를 서울에서 열자"는 충성 구호까지 등장했다. 남침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판국에 미국이 "아시아 방위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닉슨 독트린에 이어 "주한 미군 7사단 2만명 철수계획"을 한국에 일방 통보했다. 1976년, 마침내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에서 미국 지상군(地上軍)을 철수시키겠다"는 말이 나왔다. 당시 미국 대통령
어린이의 구강건강은 향후 전반적인 신체 건강과 발달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건강한 치아를 가진 아이들은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으며, 올바른 발음을 발달시켜 의사소통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사회적인 상호작용과도 관련이 있어 자기 존중감과도 연결된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이미 아이들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잇솔질 등의 올바른 생활 습관 형성과 더불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치료와 예방적 지원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치과’라는 말만 들어도 겁에 질리고 울음을 터뜨린다면 어떻게 해야
김취려 장군은 언양 김씨의 시조 김선(金鐥)의 8세손으로 고려 후기 예부시랑을 지낸 김부의 아들이다. 그가 울산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이 없다. 언양은 산세와 풍수가 수려해 많은 인물이 나왔다. 고려 장군 김취려와 나주 출신 김천일이라는 걸출한 장군부터 신격호와 조용기, 오영수와 송석하, 그리고 신고송과 정인섭까지 재벌과 장군·학자들이 무수히 나온 길지다. 본관은 언양인 김취려 장군은 고려 때 금오위대장군(金吾衛大將軍) 김부(金富)의 아들이자 충렬왕과 충선왕의 후궁인 숙창원비의 증조부이다. 고려 고종 때
울주군 웅촌면 고연리의 정족산 오른쪽 능선에 운흥사지가 있다. 신라 진평왕 때 원효 대사가 창건한 절로 알려진 운흥사는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된 후 광해군 6년에 다시 지었다. 당시 운흥사는 13개의 암자가 딸린 큰 사찰로 1,000여 명이 넘는 스님들이 기거하며 수행 정진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봄에 다례재를 보기 위해 처음으로 운흥사지를 찾았다. 여느 폐사지와 다를 바 없이 운흥사지에는 웃자란 풀들이 무성했고 주춧돌과 돌무더기들이 산재해 있었다. 다례재가 봉행 되는 동안 절터를 둘러보는데 계곡 바로 옆에 어른 서넛이 걸터앉기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임의경매 물건이 2014년 7월(5,459건) 이래로 2024년 1월 5,135건으로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경매시장에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모은 대출)’등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물건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매(임의경매)에 의한 처분은 주로 2가지 요인에 기인합니다. 첫째는 소득대비 이자 부담 증가에 의한 대출 연체로 인한 것이고 둘째로는 매매시장을 통해서는 처분이 어려운 것이 그 이유입니다. 언제나 시장이 나쁘면 유동성과 거래가 막힙니다. 마땅히 수익의 원천이었던 대출(유동성)이 급락의
현재 남한이 제시하고 있는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은 화해-협력 과정, 남북 연합 그리고 통일국가의 세 단계로 나눠져 있다. 오랜 분단으로 형성된 이질감을 화해와 협력 과정을 통해 극복하고, 어느 정도 동질감이 형성되면 남북 연합 단계로 진입해 정치적 통일 논의를 통해 통일국가를 이룩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2023년 4월 발간한 통일백서에 제시한 대북정책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구현해 나간다는 비전 아래 첫째로 무력도발 불용, 둘째로 호혜적 남북 관계의 발전, 셋째로 평화적 통일 기반 구축의 3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의 5
박정희 대통령(이하 박정희)은 교양무인(敎養武人) 정치인이었다. 그가 그린 군사작전 지도는 꼼꼼하기 이를 데 없고, 대통령 시절 그의 업무메모는 일목요연하고, 국한문(國漢文) 혼용으로 쓰여진 문장들은 명료하다. 그런 그가 한때는 군내(軍內) 거물 공산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는 곧 과감히 반전(反轉·plot twist)하고 사면받았다. 1960년, 「4·19 혁명」이 반공(反共)안보와 경제를 어렵게 하자 박정희는 5·16 군사혁명을 주도하고 반공 대통령이 됐다. 일부 지식인들은 박정희의 공산주의 경력으로 보아 그의 혁명정부는 사회주의
입암들 상공에는 독수리 여섯 마리가 높낮이를 두고 둥근 원으로 날고 있었다. 말똥가리는 늙은 감나무 가지에 몸을 감췄지만, 눈빛은 번뜩이고 있었다. 큰부리까마귀 무리는 겨울 논에 뿌려진 독수리 먹이터에 시끄럽게 달려들고 있었다. 며칠 전 입암들을 가로질러 욱곡(旭谷) 마을을 찾았다. 이 지역은 주 1회 구영교에서 늠내까지 조류 현황 조사를 위해 찾는 구간이다. 또 다른 이유는 수석 및 분재가 이규수(李奎洙) 선생이 계시기 때문이다. 필자는 태화강 중류 지점에 섬배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오래전에 들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 정체를 깔끔
효과적인 소통은 개인 및 업무 환경 모두에서 성공적인 상호 작용의 초석이라고 한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 감정,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이해를 촉진하고 의미 있는 연결을 구축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한다. 울산교육청에서는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교 현장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학교다모임’ 활성화 정책을 표방했다. 정책 추진의 목적은 현장에서 소통·공감해 민주적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아름다운 정책으로 분석된다. 학교다모임은 학생·보호자·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 안건 중심의 토의·토론형 회의 등으로 교육활동과 학교
얼마전에 세계최고의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가 ‘한국의 다음 상승곡선: 2040년을 위한 새로운 경제성장모델 (Korea’s next S-curve: A new economic growth model for 2040)’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6·25 전쟁 직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중화학공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로 전환하는 데 성공해, 1960~1980년대 ‘제1의 성장 S-curve(상승 곡선)’를 그렸다. 이후 1980~2000년대 ‘제2의 성장 S-curve(상승 곡선)’를 그리며 첨
봉수는 약속된 신호 전달체계에 따라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외적의 침입 사실 등을 중앙에 알리기 위해 설치된 군사 통신시설로 고대로부터 시행돼 고려시대에 제도화되고 조선 세종 때 전국적으로 정비됐다. 남북의 주요 끝 지점에서 시작해 마지막으로 서울의 목멱산으로 집결되는 구조로 전국의 주요 간선로를 5로로 나눠 시행하는 직봉과 직봉의 중간지역을 연결하는 장거리 간봉 노선과 국경 지역의 전선초소로부터 본진(本鎭)과 본읍(本邑)으로 보고하는 단거리 간봉 노선 등이 있었다. 그 중 부산 다대포의 응봉에서 서울 목멱산으로 연결하는 ‘
어렸을 때 읽은 동화 중 기억에 남는 동화가 있다. 덴마크 작가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재봉사가 임금에게 '어리석은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옷'을 만들어 바치자, 신하들은 임금에게 "임금님, 옷이 정말 멋집니다."라고 거짓말을 한다. 옷이 안 보이는데도 진실을 말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한 아이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소리친 뒤에야 진실이 드러난다. 개인이 집단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하거나 행동하지 못한 채 동조하고, 그로 인해 집단적 무지에 이르는 상황을 풍자한 이야기다. 지금도 민주적 절차는 깡그리 무시된
한국 축구가 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쳐 8강까지 왔다면 대단한 것이다. 한국 축구도 어느덧 세계 랭킹 20위 권에서 더 나아가야 하겠지만 축구 선수들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밀어주고 응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뜨거운 생명력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한국 축구 선수들로 인해 감사하다. 특별히 손흥민이라는 선수가 자랑스럽다. 손흥민을 키워낸 아버지를 존경한다. 손흥민의 인성과 체력, 기술 등 모든 것을 지도하고 인도한 아버지 손웅정 감독(손흥민에게 체력적으로 거의 완성시켜 주신)께 존경심을 표한다. 손흥민 선수같은 탁격이 신체에서 완성된
설 명절이 지났다. 올해 설은 2월에 있다 보니 으레 한겨울의 설날 풍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아침에는 아직 영하의 기온이긴 하지만 낮에는 완연한 봄 날씨 같이 설날치고는 따듯했다. 문제는 미세먼지였다. 이맘때쯤 단골 뉴스 중 하나인 미세먼지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설 연휴 내내 괴롭혔다. 특히 수도권은 더 심했다. 거의 하루 종일 미세먼지로 뒤덮인 희뿌연 하늘을 마주해야 했다. 잠깐 외출이라도 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챙겨 단단히 써야만 했다. ‘미세먼지 문제’,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기후위기
미국 로키산맥 산기슭에 있는 콜로라도 볼더는 인구 10만명의 볼품없는 작은 대학타운이었으나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세계적인 스타트업 도시로 거듭났다. 특히 콜로라도 볼더의 성장에는 ‘먼저 주기(Give First, 대가에 대한 기대 없이 다른 사람을 먼저 돕는 문화)’로 대표되는 볼더의 스타트업 창업자 중심의 커뮤니티 철학이 확산되면서 초기 창업자, 성공한 창업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중간지원조직, 대학 등을 주축으로 한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로 발전했다. 볼더시의 스타트업 커뮤니티 문화는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얼마 전, 동해안로를 따라가다 새로 문을 연 카페를 발견했다. 손님이 북적대는 다른 곳과 달리 조용한 분위기라 마음이 끌렸다. 내부는 말끔히 정리돼 있었으나 주인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통유리창 너머 주방을 들여다보았다. 기다란 로봇 두 대가 대기하고 있다가 주문을 받았다. 최상의 커피 맛과 향은 25초에서 32초 사이에 만들어지며 1일 1회 청소가 되지 않으면 작동이 안 된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커피를 추출하는 절도 있는 동작은 마치 독일 병정을 생각나게 했는데 역시 그 나라 출신이었다. 얼마 전에 진공청소기를 사러 갔다가
매 학기마다 찾아오는 방학이면 대학생들은 무엇을 할까? 고민에 빠진다. 계절 학기를 수강하면서 학점을 올려볼까?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젊은 시절 여행을 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아볼까? 아니면 부담스러운 학비를 보태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까? 이런저런 고민이 먼저 앞선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택하는 것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사회 경험을 쌓는다. 그렇다면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하는 ‘꿀알바’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양한 아르바이트 중에서도 관공서에서 시행하고 있는 겨울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가 단연 인기다. 구청 공무원
2024년 갑진(甲辰)년 새해가 밝았다. 이번 해의 이름 덕분에 이번 설 명절의 흔한 인사 중 하나는 '값진 한 해'로 시작했다. '값지다'는 '물건 따위가 값이 많이 나갈 만한 가치가 있다' 또는 '큰 보람이나 의의가 있다'라는 뜻으로 '값'이란 '사고파는 물건에 일정하게 매겨진 액수' 또는 '어떤 사물의 중요성이나 의의'를 나타낸다. 새해를 맞이한 울산은 어떤 큰 보람을 얻어 갑진년을 진짜 '값진 한 해'로 만들지 생각하다 떠오른 것이 있다. 바로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 50+’ 이다. 울산은 '값진 한 해'의 시작을 이 사